강남구, 이달부터 ‘요리교실’ 운영
잡채·김치전 등 한식 직접 배워
8년 새 15% 늘어난 서울 내 다문화 가구원
중구, 서울 자치구 최초 ‘다문화커뮤니티’ 마련
“잡채는 왠지 어려울 것 같아 여지껏 시도를 못 해봤거든요. 직접 현장에서 배워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놀랐어요.”
24일 서울 강남구 이종임한식연구원에서 잡채와 김치전을 만드는 방법을 배운 김노라 씨(50)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이날 김 씨는 강남구가 이종임 요리연구가와 손을 잡고 이달부터 본격 운영한 ‘따뜻한 요리교실’에 참여했다. 그는 “어렸을 적 이민을 가 미국에서 살다 최근에 한국으로 들어와 한식에 익숙하지 않은데 음식도 한국의 정서가 담긴 문화인만큼 배워보고 싶었다”며 “이렇게 한국 문화 속에서 직접 선생님한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다문화가구에 ‘요리’로 문화 정착 지원
27일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서울 다문화 가구원은 2015년 16만7836명(6만4013가구)에서 2023년 19만4025명(7만4514가구)으로 15.6% 가량 늘었다. 이에 서울 자치구들은 결혼 이민여성과 다문화 가구 출생 자녀를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요리교실을 운영하는 강남구가 대표적이다. 요리교실은 매달 16명을 초대해 월 1회 90분 동안 열린다. 참여자는 매 수업 새로 모집한다. 강남구 관계자는 “시범 수업이 참여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정식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는 참여자 모집과 행정 지원을 담당하고 이종임 요리연구원이 교육 장소 제공과 강의를 담당한다.
24일 진행된 요리교실에는 중국인 3명, 베트남 3명, 독일 1명, 일본 1명 등 총 13명이 참석했다. 강남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한국어가 서툰 초기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언어 지원과 인솔을 맡았다. 이 요리연구가는 요리를 시연한 뒤, 교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식 조리를 어려워하는 참여자들을 직접 지도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교육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만큼 결혼이민여성들이 한국 음식 문화를 보다 쉽고 즐겁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초기 결혼이민여성들의 정착을 돕고,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커뮤니티 만들고 농구 교실도
중구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동별 커뮤니티 ‘다(多 )이음’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 가족을 잇는다는 뜻을 가진 ‘다이음’은 관내 다문화가족 비율이 높은 상위 5개동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동별 15명 이내 소규모로 구성하는데, 월 1~2회 정기적으로 모여 생활정보, 자녀 양육 고민 등을 나누거나 함께 문화·교육 강좌 등을 수강한다. 프로그램은 각 동마다 다르다. 중구 관계자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동별 커뮤니티로는 서울 자치구 중 처음”이라고 말했다.
용산구는 이달부터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글로벌 프렌즈 농구교실’을 개강했다. 농구교실은 이달부터 12월까지 주 1회 2시간씩 운영된다. 6~8월에는 서울 연고 프로농구팀과 협업해 전·현직 프로선수들과 함께하는 특별강습도 연다. 용산구 관계자는 “2021년 용산구 청소년 정책 연구에 따르면 구내 다문화 초등학생은 4.7%, 중학생 3.2%, 고등학생 1.41%로 서울시 평균보다 2배 가량 높다”며 “다문화 청소년들이 언어와 문화 차이,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학교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워한다는 점을 고려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농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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