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벨라루스 군사훈련 참관
트럼프 英 도착 맞춰 10만명 동원… 우크라戰 지속-군사력 과시 의도
美, 우크라에 1.4조원 무기 지원
유럽 우방국 자금으로 첫 무기구입… EU, 美와 대러 경제제재 강화 논의
군복 입은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왼쪽)이 16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무기와 군사장비 등을 시찰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력자인 벨라루스와 연합 군사훈련 ‘자파트 2025’를 진행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AP 뉴시스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군복을 입고 자국과 벨라루스의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 ‘자파트 2025’를 참관했다.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 날에 맞춰 군복까지 입고 군사 훈련을 참관한 것을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 러시아의 군사 역량을 과시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또 미국과 유럽이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에 임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에 맞서 트럼프 행정부 또한 유럽 우방국의 자금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받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같은 날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승인한 무기 지원을 이행한 적은 있어도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선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가 지원된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 푸틴, 반년 만에 또 군복 착용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등을 대동하고 수도 모스크바 동쪽에서 약 400km 떨어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자파트 2025’를 참관했다.
그의 군복 착용은 올 3월 우크라이나와의 주요 격전지인 남서부 쿠르스크주를 방문했을 때 이후 약 반년 만이다. 자파트는 러시아어로 서방을 뜻한다. 이번 훈련의 목표가 나토를 포함한 서방을 겨냥한 것이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벨라루스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계속 러시아의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훈련에 10만 명의 군인이 참여하고 있으며 1만 개의 무기와 장비 시스템이 동원됐다”고 직접 설명했다. 앞서 벨라루스 정부가 이번 훈련에 참가한 자국군이 약 7000명이라고 밝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부분이 러시아 병력임을 알 수 있다.
특히 3년 반 넘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실시한 훈련에도 대규모 병력을 동원했다는 점은 러시아의 압도적 군사력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 美, 유럽 돈으로 우크라 무기 지원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10억 달러 규모의 무기 지원 조치를 승인했다. 유럽 우방국들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를 구입할 돈을 대는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 목록(PURL·Priority Ukraine Requirements List)’ 시스템에 따른 것이다.
정확히 어떤 무기를 지원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공 시스템 관련 무기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나토는 PURL을 통해 향후 총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또한 러시아 압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X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했다”며 “러시아 가상화폐, 은행, 에너지 부문 등을 겨냥한 제19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러시아의 전쟁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의 수입을 줄이는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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