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특검 출석… “권성동에 1억 왜 줬나” 묻자 “내가 왜”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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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김건희 샤넬백 조사
특검 ‘韓이 승인’ 뒷받침할 문자 확보
이르면 오늘 구속영장 청구할듯

17일 오후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휠체어를 타고 나오고 있다. 뉴스1
17일 오후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휠체어를 타고 나오고 있다. 뉴스1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받고 있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82)가 17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처음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앞서 한 총재는 건강상의 이유로 특검의 출석 요구에 세 차례 응하지 않다가 이날 자진 출석했다. 특검은 한 총재를 조사한 뒤 이르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한 총재는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특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 기소)이 김건희 여사(구속 기소)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구속)에게 금품 등을 건네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는 과정의 정점에 한 총재의 승인과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이를 뒷받침하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 재정국장 이모 씨의 문자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한 총재가 자기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해 금품 등을 건네고 현안을 청탁하려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한 총재가 자진 출석한 것에 대해 “피의자가 3회에 걸친 특검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공범(권 의원)에 대한 법원의 구속 여부 결정을 지켜본 뒤 임의로 자신이 원하는 출석 일자를 택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출석해 이뤄졌다”며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것뿐만 아니라 건진법사 전성배 씨(구속 기소)를 통해 김 여사에게 억대의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건네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해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는 이날 9시간 반 동안의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며 취재진이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왜 전달했나, 김 여사한테도 목걸이 등을 전달했냐”고 묻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했다. “불법 정치자금 및 청탁 직접 지시를 했냐”는 질문엔 “아니야”라고 언성을 높였다.

통일교 측은 “한 총재가 고령인 데다 2015년부터 심방세동, 심부전 등의 질환이 발견돼 약물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심장 부위 절제술을 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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