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조가 지난해 9월 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정상을 차지한 뒤 챔피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LPGA 제공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유현조(20)가 전(前) 캐디와 계약금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승소했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법 평택지원 안성시법원의 이원진 판사는 “유현조의 전 캐디인 A씨는 유현조에게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또는 원상회복금인 13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이 사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금액을 인정할 수 없다는 피고 주장은 각 증거에 비춰볼 때 받아들일 수 없다”고 16일 선고했다.
유현조가 A씨와 법적 분쟁을 벌인 것은 지난해 8월경 부터다. 유현조는 지난 시즌 초 A씨와 계약을 하며 전반기 15개 대회에 대한 계약금을 지불했다. 이전까진 KLPGA투어에서 선수와 캐디 간 계약은 대회당 ‘캐디피’를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KLPGA투어 인기가 급상승하며 캐디의 인기 또한 높아져 전반기와 후반기 등 1년에 두 번 계약하는 방식을 캐디들이 선호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2024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유현조(오른쪽)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유현조는 시즌 초 성적 부진으로 캐디와 계약 해지를 요구한 뒤 잔여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해 법적 소송을 벌였다. KLPGA투어 제공유현조는 지난해 5월 끝난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까지 시즌 개막 후 6개 대회에 참가했지만, ‘톱10’에 단 한 차례도 진입하지 못했다. 유현조는 NH대회를 끝으로 A씨와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A씨는 ‘생계’를 이유로 이후 3개 대회에 대한 캐디피 보존을 요구했고, 유현조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원만한 이별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A씨는 유현조와 계약 해지 이후 KLPGA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를 오가며 약 15개의 대회에서 다른 선수들의 캐디백을 메면서 유현조에게 돌려줘야 할 1300만원은 돌려주지 않아 결국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KLPGA투어 관계자는 “최근 캐디들의 몸값과 지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현조가 ‘총대’를 메었다는 평가가 골프계에서 나온다”며 “선수와 캐디 사이 계약이 재정리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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