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란 시인이 동시집 ‘보라’(초록달팽이)를 최근 출간했다. 책에는 62편의 동시가 실렸다. 김순영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최 시인은 “보라는 내 마음 속 남자아이가 좋아하는 여자아이 이름”이라고 밝혔다. ‘갈치 이빨이 몇 개인지 모르고요/장어 뼈마디가 있는지도 몰라요/그리고 그런데 궁금해요/보라 마음이 몇 개일까요?’(‘그래도 숫자’)는 보라에 대한 궁금함을 그렸다.
삶의 풍경을 재미있게 포착한 작품도 많다. ‘하진이 뒷모습이 해처럼 빨갛다/서연이 뒷모습이 달처럼 노랗다/지원이 뒷모습이 바다처럼 파랗다//모두 다른 가방!/모두 다른 색깔!’(‘소풍 가는 날’), ‘발바닥으로 걷는 거니?/손바닥으로 걷는 거니?//어라? 손바닥으로 걷는 거라?/하~그럼 날마다/물구나무서서 걷는 거니?’(‘닭’)가 대표적이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도 기발한 상상력으로 담아냈다. ‘유리창이 나 대신 울었네//어제 내가 혼나는 소리/창문이 다 들었거든/살짝살짝 조금씩 흔들렸거든’(‘아침 성에’), ‘하얀 코를 흘리네?//코감기 걸렸나?나처럼?’(‘샴푸 병’)은 빙그레 웃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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