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불안-용기 다룬 백희나의 ‘알사탕 매직’… 오스카서도 빛났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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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원작 日애니 ‘알사탕’의 니시오 감독-와시오 프로듀서
오스카 단편애니 최종후보 올라
“동화 보고 충격, 애니 제작 결심… 연령-지역 초월해 감동 주는 작품”

단편 애니메이션 ‘알사탕’은 ‘동동이’(왼쪽)와 ‘동동이 아빠’ 등 원작 속 인물들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와시오 다카시 프로듀서는 “아빠가 동동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장면이 나오면 관객들이 크게 웃더라”며 “이 작품에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이 담겨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고 했다. 도에이 제공
단편 애니메이션 ‘알사탕’은 ‘동동이’(왼쪽)와 ‘동동이 아빠’ 등 원작 속 인물들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와시오 다카시 프로듀서는 “아빠가 동동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장면이 나오면 관객들이 크게 웃더라”며 “이 작품에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이 담겨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고 했다. 도에이 제공
일본 애니메이션 ‘알사탕’은 올해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 단편애니메이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엔 미 뉴욕국제어린이영화제(NYICFF) 단편 애니메이션 심사위원 최우수상도 받았다.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도에이(東映)가 제작했고, ‘드래곤볼’ ‘소년탐정 김전일’의 니시오 다이스케 감독(66)이 연출을 맡았다. 프로듀서는 와시오 다카시(60)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원작이 한국 작품이다. 어린이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54)의 그림책 ‘알사탕’과 ‘나는 개다’가 주인공. 니시오 감독과 와시오 프로듀서는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서 “2019년 백 작가의 작품을 보자마자 충격을 받았다”며 “어느 지역이나 어떤 연령대라도 고민할 만한 주제를 다룬 작품이었다. 꼭 애니메이션 제작에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 작가 작품이 그들을 사로잡은 대목은 무엇이었을까. 와시오 프로듀서는 “클레이(찰흑이나 지점토) 애니메이션 같은 제작 기법이나 섬세한 감정 표현을 보고 ‘한국에 이렇게 멋진 그림책이 있었구나’라고 놀랐다”고 했다.


두 사람은 당시 백 작가에게 영상화 허락을 받은 뒤 곧장 서울로 취재를 왔다. 원작의 풍경을 실감 나게 묘사하고 싶어서였다. 니시오 감독은 “시간이 빠듯했지만 직접 한국인들의 생활과 행동을 관찰하고 싶었다”고 했다. 와시오 프로듀서도 “서울의 공기와 거리의 모습, 사람들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영상에 반영하려 했다”며 “한국 그림책이 원작이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이 영상을 볼 때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4년에 걸쳐 완성한 21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들어졌다. 실제 인형을 만든 뒤 사진을 찍어 완성하는 백 작가의 작업 스타일과 다르지만, 결과물은 원작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았다. 친구를 찾아다니는 어린이 ‘동동이’는 물론이고 턱수염 자국이 거뭇거뭇한 ‘동동이 아빠’, 강아지 ‘구슬이’ 등 원작 속 캐릭터들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했다.

“각 캐릭터의 미묘한 표정이나 움직임을 어떻게 CG로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 클레이 애니메이션 특성상 ‘질감 작업’ 등 어려운 과제가 있었죠. 다행히 백 작가와 논의해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와시오 프로듀서)

“그림책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풀 CG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캐릭터의 섬세한 움직임을 표현하면서도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니시오 감독)

짧은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비결은 뭘까. 니시오 감독은 “알사탕처럼 진심이 고스란히 담긴 판타지라면 누구의 마음이든 울릴 수 있지 않을까”라며 “해외에서 작품을 공개할 때마다 어른이든 어린이든 모두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반응이었다”고 했다. 와시오 프로듀서도 “알사탕은 아이들이 느끼는 꿈과 세계를 매우 소중하게 다룬 작품”이라며 “어린이들의 불안과 망설임,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가 관객에게 전달된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올해 오스카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최종 후보는 모두 다섯 작품이다. 수상작은 다음 달 2일(현지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발표된다. 두 사람은 수상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내다보고 있을까.

“아마 다들 그게 궁금하지 않을까요? 신만이 아시겠죠, 하하.”

#알사탕#백희나#니시오#와시오#애니메이션#아카데미상#오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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