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이모저모
프리먼 등 진 해크먼 추모 눈길
“관대하고 재능 가진 연기자였다”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자 코넌 오브라이언(왼쪽)이 26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레드카펫을 펼치기에 앞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25.02.27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미국인들이 강한 러시아인에게 맞서는 장면을 보게 돼 신난 것 같네요.”
2일(현지 시간)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사회자 코넌 오브라이언은 영화 ‘아노라’를 이렇게 소개했다. ‘아노라’는 뉴욕 스트리퍼가 러시아 재벌과 결혼한 뒤 시부모의 압박으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작품. 현지에선 최근 러시아와 밀착하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꼬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전 아카데미에선 자주 비난과 풍자의 대상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이날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나마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올해 처음으로 사회를 맡은 오브라이언이었다. 특히 ‘에밀리아 페레즈’의 주인공인 트랜스젠더 영화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소셜미디어에 각종 인종차별적 혐오 발언들을 올려 논란이 된 점을 대놓고 조롱했다.
그는 “이 영화(아노라)에 (욕설이) 479번 나온다. 가스콘의 홍보 담당자가 가스콘에게 욕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또 가스콘을 힐끗 쳐다보며 “오스카 관련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싶다면 기억하라”며 “내 이름은 지미 키멀”이라고 말한 것도 좌중을 웃겼다. 미 ABC방송 ‘지미 키멀 라이브’의 진행자인 키멀은 지난해 오스카 사회자였다.
최근 세상을 떠난 배우 진 해크먼에 대한 추모도 눈길을 끌었다. 연기파 배우인 해크먼은 1956년 데뷔 뒤 ‘프렌치 커넥션’(1971년), ‘용서받지 못한 자’(1992년)에서 오스카상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모건 프리먼은 “(해크먼과)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등 두 편을 함께 찍었다”며 그와 함께 촬영한 모든 사람이 그렇듯 그가 관대한 연기자이자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별세한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에 대한 추모의 시간도 마련됐다. 존스는 오스카에 7번 후보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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