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사진 = 더블랙레이블 제공지난해 ‘아파트 열풍’의 주역인 로제가 솔로 활동의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리사와 지수가 각각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제니도 이달 첫 정규 앨범으로 컴백했다. ‘4인 4색’을 선보이는 이들의 음악 스타일은 어떻게 다를까. 뭉치면 조화롭지만, 흩어지면 특색 있는 블랙핑크 솔로 활동의 특징을 ‘성격유형지표(MBTI)’에 빗대어 분석해 봤다. 멤버들의 실제 MBTI와는 무관하다.
7일 첫 정규 앨범 ‘루비(RUBY)’로 컴백한 제니는 ‘대담한 통솔자(ENTJ)’에 가깝다. 타이틀곡 ‘LIKE JENNIE(라이크 제니)’는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힙합 베이스의 곡이다. “AI도 따라할 수 없어(AI couldn‘t copy)”, “여러 셀럽들 속에 내 DNA” 등에서 ‘K팝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제니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제니. 사진제공 OA엔터테인먼트수록곡 만트라(MANTRA)의 ‘여자들은 가끔 그냥 즐기고 싶어진다(Sometimes girls just gotta have fun)’, 엑스트라엘(EXTRAL)에서 ‘여자들이 이 판을 주도한다(My ladies run this)’ 등 당대 여성들의 당당함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도 과감한 리더십을 연상케 한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제니는 리사처럼 댄스팝과 힙합을 지향하지만 조금 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하는 작가주의적 면모를 보인다”고 말했다.
특유의 감성적인 보컬을 선보이는 로제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열정적인 중재자(INFP)’에 비유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나온 로제의 첫 번째 정규앨범 ‘로지(ROSIE)’는 인간 로제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제가 전곡 작사 및 작곡에 참여했다. 전 연인과의 관계 때문에 겪는 감정 소모를 다룬 ‘톡식 틸 디 엔드(Toxic till the end)’ 등 내밀한 스토리를 담았는데, 이는 테일러 스위프트 등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노래로 써내는 미국 팝가수의 ‘성공 공식’을 철저히 따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AP뉴시스퍼포먼스에 강한 이미지의 리사는 에너지가 넘치는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ESFP)’이 어울려 보인다. 리사는 블랙핑크 멤버 중에서도 유난히 해외의 큰 무대에 많이 선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0월 6년 만에 부활한 미국의 ‘빅토리아 시크릿 쇼’ 무대에 오른 것에 이어 이달에는 K팝 가수 중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연을 펼쳤다. 와이어에 매달려 공중에서 등장한 리사는 ‘007 시리즈’ 주제곡 중 하나인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불러 화제가 됐다.
해외를 주로 겨냥하는 세 멤버와 달리 국내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지수는 연기와 노래 등 다방면의 재주를 펼치는 ‘만능 재주꾼(ISTP)’이다. 지난달 발매한 첫 번째 미니앨범 ‘아모르타주(AMORTAGE)’의 타이틀곡 ‘얼스퀘이크(Earthquake)’는 전형적인 K팝 댄스곡이다. 이와 동시에 좀비 코미디물 ‘뉴토피아’에 출연하는 등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는 K팝 아이돌의 활동 공식을 따르고 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지수는 팝을 지향하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안정적인 K팝을 잘 보여주고 있다”라며 “네 명이 자신이 보여지고 싶은 이미지대로 스스로를 잘 프로듀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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