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살리자”… 설치미술가의 ‘종자 뿌리기’ 프로젝트

  • 동아일보

코멘트

최재은 작가, 국제갤러리서 공개

비무장지대(DMZ)의 생태 환경을 연구해 온 최재은 작가는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생태계가 잘 보존됐을 거라는 환상과 달리 환경이 파괴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곳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나무 종자를 품은 직경 3∼5cm 크기의 종자볼(seed bomb)을 빚어 드론으로 뿌리는 프로젝트에 나서기로 했다.

20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3에서 공개된 최재은의 ‘자연국가’는 이 같은 DMZ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자리다. 관람객들이 DMZ 생태계 복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전시장이 구성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가가 매일 숲을 산책하며 수집하고 말린 꽃잎으로 제작한 병풍(사진)이 보인다. 그 사이에 놓인 컴퓨터를 통해 관객은 직접 원하는 구역에 ‘종자 볼 기부 약속’을 등록할 수 있다. 100원에 종자 볼 한 개가 기부된다. 종자 볼 샘플과 그 안에 들어갈 나무 종자 40여 종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자연은 인간이 필요 없지만 인간에겐 자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자연 생명에 주권을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재은은 설치미술가로 오랫동안 자연을 주제로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 왔다. 1970년대 일본 도쿄 소게츠 아트 센터에서 이케바나(꽃꽂이) 문법을 공부했고 1986년 소게츠 아트센터에서 전시장을 13t 흙으로 덮고 씨앗을 뿌린 ‘대지’를 선보였다. K2 전시장에서는 작가가 현재 거주 중인 교토의 숲을 산책하며 모은 낙엽과 꽃잎으로 만든 작품, 거대한 고목의 밑동을 느리게 촬영한 영상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5월 11일까지.

#설치미술#종자 뿌리기#최재은 작가#국제갤러리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