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 위스키’ 디콘 흥행시킨 브렛 베리시… “기존 틀 깨는 파괴 지속할 것”[인터뷰]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4월 2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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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류기업 소버린 CEO 브렛 베리시 인터뷰
페르노리카와 협업해 ‘달콤하면서 짭짤한’ 디콘 위스키 개발
출시 5개월 만에… 한국 매료시키며 ‘인기’
일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 “디콘 만의 독창적인 문화 만들고 싶어”
위스키는 맛이 가장 중요… “소비자가 반복해 구매하게 만드는 게 핵심 가치”

브렛 베리시 소버린 CEO.
브렛 베리시 소버린 CEO.
브렛 베리시는 미국 주류기업 소버린의 CEO로 페르노리카와 함께 디콘 위스키를 개발해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소버린 브랜드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랑스 룩벨레어 와인을 미국에 소개해 큰 성공을 거두는 등 주류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 중이다.

브렛 베리시와 페르노리카가 공동개발한 스카치위스키 ‘디콘(The Deacon)’은 한국 출시 5개월 만에 시장을 뒤흔들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디콘은 전통을 과감히 깨부수는 맛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위스키의 혁신’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디콘 출시를 주도한 브렛 베리시가 한국에서의 뜨거운 반응과 성공 비결에 대한 소감을 직접 밝혔다.

한국 위스키 팬을 사로잡은 폭풍 같은 데뷔
페르노리카 디콘 위스키.
페르노리카 디콘 위스키.
“한국에서의 반응? 솔직히 압도적이에요” 베리시는 한국에서의 뜨거운 인기를 예상 못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위스키 시장 중 하나예요.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환영하는 안목 높은 소비자들이 많죠. 그런 곳에서 디콘이 성공했다는 건 정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디콘은 출시 후 단숨에 한국의 대표 바들에 안착했다. 아시아 탑50 바에 이름을 올린 르챔버, 바 앨리스, 바 파인앤코는 물론, 넷플릭스에 등장하며 유명세를 탄 장생건강원에서도 디콘을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블렌디드 위스키 NAS(숙성 연수를 표기하지 않은 위스키) 부문 대상을 거머쥐며 맛과 철학 모두 인정받는 쾌거를 이뤘다. “단순한 위스키가 아니라 특별한 존재로 만들고 싶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공감을 얻다니 놀라운 성취죠”라며 베리시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성공의 두 날개… 맛과 디자인
페르노리카 디콘 위스키.
페르노리카 디콘 위스키.
디콘이 한국에서 주목받는 비결을 묻자, 베리시는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풍미의 조화다. “아일레이(Islay) 몰트의 깊고 스모키한 맛과 스페이사이드(Speyside) 몰트의 부드럽고 우아한 특성이 완벽하게 어우러졌어요. 위스키 애호가는 물론 새로운 맛을 찾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이죠.” 고가의 아일레이 위스키에서나 느낄 수 있는 피트 향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현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일레이는 스코틀랜드 서부의 섬으로, 스모키하고 피트 향이 강한 위스키로 유명한 지역이며, 몰트는 맥아(발아한 보리)를 사용해 만든 위스키. 싱글 몰트는 증류소 한 곳에서만 생산한 몰트위스키를 뜻한다. 스페이사이드는 스코틀랜드 북동부 지역으로, 부드럽고 과일 향이 특징인 위스키 산지다. 피트 향은 이탄(peat)을 태워 맥아를 건조하며 생기는 독특한 훈연 향. 스모키하고 강렬한 풍미를 주는 특징이 있다.

페르노리카 디콘 위스키.
페르노리카 디콘 위스키.
둘째는 눈에 띄는 병 디자인이다. 위스키를 만드는 구리 증류기에서 영감을 받은 병 디자인은 기존 위스키와 확연히 다르다. 여기에 고글을 쓴 미스터리한 캐릭터가 라벨에 새겨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바 선반 위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이에요. 디콘은 맛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죠”라고 그는 강조했다.

두려움 없는 혁신… “실패는 옵션이 아니다”
전통적인 스카치위스키의 틀을 깨는 시도를 하며 실패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솔직히 성공을 보장할 순 없죠. 하지만 혁신은 우리 DNA에 깊이 박혀 있어요” 베리시는 과거 자신이 만든 브랜드들도 모두 기존 틀을 깨는 도전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진정성 있는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가 알아 봐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디콘도 그 철학으로 탄생했죠”

브렛 베리시 소버린 CEO.
브렛 베리시 소버린 CEO.
그는 제품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맛을 꼽았다. “패키지가 멋지고 마케팅이 화려해도 맛이 없으면 끝이에요. 반복 구매는 맛에서 나오는 거니까요” 완성도 높은 맛의 배합, 독창적인 디자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 결과, 디콘은 시장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빠르게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위스키를 넘어… 독창적인 문화 꿈꿔”
디콘을 즐기는 최적의 방법을 묻자 베리시는 “정답은 없어요. 각자 스타일대로 즐기면 되죠”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니트(얼음 또는 물 추가 없이 원액 그대로 마시는 방법)나 온더락(얼음을 넣어 차갑게 즐기는 방식)으로 깊은 스모키함과 피트향을 느끼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독자들에게는 하이볼에 레몬을 더한 산뜻한 맛이나 페니실린 칵테일(위스키, 레몬주스, 생강 시럽, 꿀 등을 섞어 만든 칵테일)로 즐기는 것을 추천했다.

브렛 베리시 소버린 CEO.
브렛 베리시 소버린 CEO.
베리시는 디콘이 지키는 철칙으로 ‘기존 틀을 깨는 것’과 ‘새로운 소비자를 포용하는 것’을 꼽았다. “위스키는 어렵고 진입장벽이 높은 술이 아니에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경험이어야 하죠.” 주류 문화 트렌드에서 주목하는 점을 묻자 그는 프리미엄 블렌디드 위스키의 성장과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 방식을 언급했다. “클럽과 사교 공간에서도 위스키가 자연스러워지고 있어요. 디콘은 이런 변화에 맞춰 강렬한 개성과 스토리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겁니다”

“미래를 향한 과감한 도전 이어갈 것”
베리시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한계를 뛰어넘는 대담함, 기존 틀을 깨는 파괴, 문화와 연결된 브랜드로 남고 싶어요.” 베리시는 새로운 제품 출시와 예상치 못한 협업으로 위스키 팬들에게 지속적인 놀라움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브렛 베리시 소버린 CEO.
브렛 베리시 소버린 CEO.
디콘을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위스키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베리시는 로얄살루트와 글렌리벳을 꼽았다. 두 위스키 모두 페르노리카의 전통적인 인기 위스키로 로얄살루트는 다양한 증류소의 고품질 원액을 섞어 만든 블렌디드 위스키이며 글렌리벳은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1824년부터 운영된 유서 깊은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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