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천하 김옥균을 반추하다… 우리는 ‘역사에 두렵지 않은 일’ 하고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3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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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 조선의 심장을 쏘다/이상훈 지음/420쪽· 1만8500원/파람북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개항한 뒤 1910년 일제 식민지로 전락하기까지 조선 후기 30여년의 역사를 반추하다보면 분명 개혁을 통해 근대 독립국가로 진화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갑신정변, 갑오경장, 만민공동회(독립협회) 등의 개혁 시도는 하나같이 실패로 끝났다. 주도 세력의 불운과 오판, 고종(민비)의 권력욕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저평가된 것이 갑신정변이다. 김옥균을 필두로 한 개화파들이 일본의 힘을 빌리려했다는 이유로 ‘친일’로 낙인찍힌 탓이다. 그래서 ‘3일 천하’로 끝난 개화파의 섣부른 만용이라는 평가가 여전히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후의 개혁 운동을 살펴보면 주도 인물이나 실천 방안이 갑신정변에 빚지지 않은 것이 없다.

이 책은 ‘한복 입은 남자’ ‘김의 나라’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등 베스트셀러 역사소설을 써온 저자가 조선의 개혁에 온몸을 던진 김옥균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되짚은 장편소설이다. 갑신정변에 대한 김옥균의 일기인 ‘갑신일록’을 바탕으로 그의 성장과정과 사랑, 갑신정변의 실행과 실패, 일본 망명생활과 암살에 이르는 일생을 고스란히 담았다. 생가부터 일본 유배지였던 태평양의 절해고도까지 김옥균의 자취와 흔적을 직접 찾아가 현장감도 살렸다.

김옥균의 이야기인 만큼 그에게 영웅적 이미지가 투사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는 김옥균을 영웅으로 추앙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을 통해 과연 현재의 지도자들이 김옥균처럼 ‘역사에 두렵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는지 묻는다. 현재 대한민국의 극단적 대립과 혼란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마리를 찾자는 것이다. 저자가 갑신정변을 갑신혁명으로 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갑신정변#이상훈 작가#김옥균#개화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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