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준 스마일 돌봄 운영위원장(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장)이 초고령사회 한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돌봄 철학으로 ‘삼익돌봄’을 제안했다.
지난 14일 서울 신흥 본사에서 열린 스마일재단(이사장 이수구) 워크숍에서 그는 “돌봄은 생존을 위한 보호가 아니라, 삶의 맥락을 이어주는 연결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이 말하는 ‘삼익돌봄’은 세 가지 익숙함을 지키는 돌봄이다. 첫째는 ‘익숙한 공간에서의 돌봄’이다. 평생 살아온 지역과 집, 익숙한 이웃과 거리가 삶의 일부였던 만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돌봄이 정체성과 자율성을 지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절된 요양시설이 아닌, 기억이 깃든 장소에서의 돌봄이 삶의 일관성을 유지시킨다.
둘째는 ‘익숙한 생활의 지속’이다. 자주 보던 TV, 마시던 차, 걸었던 골목길 같은 일상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심리적 안정의 핵심이다. 치매와 인지 저하 위험이 높은 노년기에는 이런 루틴이 무너지면 정체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 익숙한 일상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회복의 기반이라는 설명이다.
셋째는 ‘익숙한 음식을 스스로 먹을 수 있는 권리’이다. 임 위원장은 “씹고 삼키는 능력은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라며 “노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스스로 먹게 돕는 것이 돌봄의 품격”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강 기능 유지와 치과계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며, 이는 단지 의료를 넘어 인간의 존엄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치매 어르신, 식사는 하셔야죠’ 국회 공청회에서 발표 중인 임지준 위원장. 사진=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제공 그는 “쇠약해진 부모님을 부담으로 보는 시선은 바뀌어야 한다”며 “부모님은 가족과 사회를 책임졌던 주역이며, 최소한 아이를 돌보는 만큼의 정성과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낯선 환경에서 연명을 위한 돌봄을 받는 것이 과연 진짜 돌봄인지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라며 돌봄의 철학 자체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 위원장은 “돌봄은 보호가 아니라 예우이고, 의존이 아닌 연대이며, 격리가 아닌 회복이어야 한다.”며 돌봄의 시작과 끝은 결국 익숙함을 지켜주는 데 있으며, ‘삼익돌봄’은 단순한 감성적 위안이 아닌, 건강수명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현실적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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