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우석은 3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에서 “아이돌 때와는 다른 음악적 색깔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아이돌 그룹 땐 팀이 지향하는 음악이 있었어요. 하지만 솔로 활동을 하면서 저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찾고 싶어졌죠.”
9인조 보이그룹 ‘펜타곤’의 메인 래퍼인 정우석(27)이 최근 솔로 가수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훤칠한 외모로 팬들에게 ‘자이언트 막내’라고 불렸던 그가 이제 솔직한 자신의 목소리로 무대에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3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에서 만난 정우석은 “내가 뭘 해도 사람들은 다 처음 듣는 것처럼 새로울 테니, ‘하고 싶은 걸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솔로로 내놓은 그의 음악은 록과 밴드 사운드를 중심으로, 경쾌하고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멜로디와 서정적 가사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 공연과 녹음에 함께할 밴드도 꾸렸다고 한다.
“밴드 음악은 어떤 기분일 때 듣더라도 각기 다른 느낌으로 좋아요. 악기 고유의 색을 뚜렷하게 느낄 수도 있죠. 아이돌 때는 ‘기승전결’이 명확했는데, 밴드 음악은 더 자유롭죠.”
정우석은 아이돌로서 큰 무대와 팬덤을 누렸다. 하지만 솔로로선 아직 ‘빈 종이’나 마찬가지다. 아이돌과 솔로의 차이를 묻자 “우선 파트가 많아졌다”며 웃었다. 처음엔 홀로 무대에 서는 게 너무 어색하기도 했다. 그래서 연습을 거듭했고, 30분도 채우기 힘들었던 공연 시간을 3시간까지 늘릴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기준이 높고 완벽주의자라 부담이 컸습니다. 무대에서 부끄러운 건 정말 싫거든요.”
2016년 데뷔한 펜타곤은 ‘빛나리’ 등 히트곡을 손수 쓰는 ‘자체 제작돌’로 사랑받았다. 정우석 역시 데뷔 초부터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꾸준히 곡을 썼다. 그는 “펜타곤에서 직접 곡을 만들고, 랩 가사를 고민하던 것이 솔로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의 ‘고향’인 펜타곤이 내년 데뷔 10주년을 맞는 것에 대해선 “멤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이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우석은 최근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 ‘튠업’ 26기에도 선정됐다. 2010년부터 운영된 이 프로그램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뮤지션들에게 2년 동안 앨범 2장의 제작비(최대 2500만 원)와 성장 단계에 맞춘 공연 제작 등을 지원한다.
올해 심사에는 791팀이 지원해 13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정우석과 공원, 김승주, 밀레나, 송소희, 오월오일 등 6팀이 선정됐다. 정우석은 “튠업이 내 음악적 정체성을 찾고, 음악으로 인정받을 기회를 준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제 홀로 서기에 나선 정우석에게 뮤지션으로서 품고 있는 화두는 뭘까. 그는 “진화”라고 답했다. 실제로 올 5월 발매한 미니 앨범 ‘Ender To Ander’의 타이틀곡 ‘직선’을 들어보면 스스로의 성장을 고심한 대목이 역력하다.
“지금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제 최저점을 보고 계신 거예요. 앞으로 더 나아갈 테니 지켜봐 달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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