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DDP서 특별한 투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2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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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9일까지 매주 금·토 ‘야간 투어’
‘곡선의 여왕’ 자하 하디드 철학 엿볼 수 있어
역사적 순간마다 활용된 DDP 내·외부 투어
신청 당일에 전 회차 마감될 만큼 인기
공공건축을 체험하는 새로운 방식

“이곳은 DDP를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특징인 유려한 외관을 볼 수 있는 동굴 계단입니다.”

19일 오후 8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김혜연 해설사가 설명했다. 그의 안내에 따라 외관을 살펴보던 시민들은 연신 감탄하며 건물 사진을 찍었다. 참가자들은 약 1시간 동안 상세한 건축 해설을 들으며 DDP의 외부와 내부 곳곳을 둘러봤다.

이날 행사는 DDP 개관 11주년을 맞아 기획된 프리미엄 야간 투어 ‘DDP 밤의 두 얼굴, 고요하거나 매혹적이거나’의 일환이다. DDP는 2023년부터 시민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건축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계절별로 ‘스페셜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건축·디자인·야경 등 테마별로 구성된 스페셜 투어는 봄·가을 중심으로 열렸다. 이번 투어는 여름에 처음 시도되는 프로그램이다.

● 첫 여름 스페셜 투어에 신청자 몰려

이날 투어는 DDP의 건축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시간이었다. 김 해설사는 “DDP는 세계적인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지은 건축물”이라며 “‘곡선의 여왕’으로 불리는 자하 하디드 작품의 특징은 반듯하지 않고 틀어진 채로 비정형화된 모습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만5000여 개의 알루미늄 패널은 모두 다른 크기와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건축할 때 가장 어려운 지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투어에 참가한 문모 씨(27)는 “그동안 무심코 지나치던 DDP가 이렇게 의미 있는 건축물인지 몰랐다”며 감탄했다. 그는 “건축물 외부는 물론 내부 공간 곳곳에서 자하 하디드의 섬세한 의도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투어는 7월 18일부터 8월 9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 ‘고요 공간 투어’는 일반 관람객이 모두 떠난 후 DDP를 독점적으로 체험하는 행사이며, 이어지는 ‘매혹장소 투어’에서는 빛으로 물든 DDP 외부 파사드와 서울성곽이 어우러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회차별로 20명씩 총 160명을 대상으로 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특히 이번 투어는 여름에 처음으로 열리는 프로그램이라 시민들의 관심이 컸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예약 첫날인 10일 오후에 모든 회차의 예약이 마감됐다”고 밝혔다.

● 봄, 가을에도 어반·디자인 투어

DDP는 이번 야간 투어 외에도 시민들이 건축과 디자인의 매력을 더욱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오는 가을에는 DDP 설계와 공간 활용을 주제로 한 건축 워크숍과 전문가 강연, 어린이·청소년 대상의 체험형 프로그램도 계획돼 있다”며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도 건축적 상상력과 창의성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매년 봄과 가을에 진행되는 ‘DDP 어반 브레이크 투어’나 ‘디자인 아카이브 전시 투어’ 등은 사전 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재단 측은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보다 다채롭게 발전시켜 시민들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재단 관계자는 “건축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가 단순 관람에서 체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절별 특색을 반영한 투어를 정례화해 DDP를 복합문화 공간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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