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광주와 전남에서 다음 달 세계의 이목을 끄는 문화예술 축제가 열린다. 8월 30일 개막하는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다. 주최 측은 개막을 40여 일 앞두고 작품 설치 등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2년마다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예술 담론을 펼치는 장으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전통 수묵을 ‘K-컬처’의 장르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디자인에 온기를 입히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8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비엔날레전시관과 광주 시내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이번 비엔날레는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를 주제로 포용 디자인의 가치와 의미를 전달한다. 미국, 일본, 영국 등 19개국에서 작가 230여 명과 68개 기관·단체가 참가한다.
1전시관은 포용 디자인과 세계를 주제로, 각국의 포용 디자인 사례와 디자인 대학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헬렌 함린 센터의 ‘롤레이터’는 전동 스쿠터에 밸런스 보드의 요소를 결합해, 다양한 연령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정성과 디자인 미감을 강화한 보행 보조기기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1전시관에서 선보이는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헬렌 함린 센터 작품 ‘롤레이터’.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2전시관은 포용 디자인과 삶을 주제로, 디자인을 통한 일상의 변화를 소개한다. 미국 스마트디자인의 ‘옥소 굿그립 감자칼’은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개발한 제품으로, 이후 모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주방 도구로 성공했다. 3전시관은 포용 디자인과 모빌리티를 주제로, 이동 약자 등 개인의 특성을 존중한 다양한 디자인 사례를 소개한다. 4전시관은 포용 디자인과 미래를 주제로, 인공지능(AI) 기술과 디자인이 인간 간의 거리감을 좁히는 포용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행사 기간 시민들은 전시 관람 외에도 전문가 강연, 체험 워크숍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에 참여해 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체험할 수 있다. 최수신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은 “디자인이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사회와 관계 맺고 재인식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 아시아 문명을 수묵으로 잇다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문명의 이웃들’을 주제로 8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남 해남·진도·목포의 전시관 6곳에서 열린다. 20개국에서 온 작가 82명이 참여한다. 진도와 목포에서만 열리던 비엔날레는 올해 처음으로 해남까지 전시 공간을 확대했다. 단순히 수묵의 가치를 알리는 것을 넘어, 각 지역의 고유한 역사성과 공간성을 반영한다.
조선시대 수묵화의 뿌리로 꼽히는 해남에서는 고산 윤선도 박물관(녹우당)에서 ‘수묵 거장전’이 열린다. 이곳에서는 윤두서의 ‘자화상’과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가 전시되며, 다산 정약용, 수화 김환기, 천경자 화백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해남 땅끝순례문학관은 ‘붓의 향연’을 주제로, 로랑 그라소, 파비오 론카도, 홍푸르메, 이헌정 등 유럽과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진도 소전미술관에서는 손재형의 ‘화의통선’,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이하응의 ‘묵란도’ 등 서예 중심의 전시가 마련된다. 문자의 조형성과 필획을 시각 예술로 확장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진도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고암 이응노, 박생광, 서세옥, 송수남, 황창배 등 근현대 작가들을 중심으로 수묵의 추상성과 채색 기법의 실험성을 부각한 전시가 열린다.
목포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일본 디지털아트 그룹 팀랩(TeamLab)과 이란 출신 독일 활동 작가 파라스투 포로우하르의 작품이 수묵을 평면에서 3차원 공간으로 확장한 예술로 관람객을 맞는다. 목포 실내체육관은 10m 이상의 층고와 넓은 공간을 활용해 영상 미디어 작품 등을 선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