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달장애 남매를 둔 엄마인 저자는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담임 교사로부터 걱정 어린 말을 들어야 했다. 현장 체험학습이나 발표회 같은 행사를 앞두고도 “참여시키는 게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받곤 했다. 비장애 아이들이라면 듣지 않았을 질문이다. 저자의 본업은 중학교 영어 교사. 이 같은 차별 경험은 육아휴직과 간병휴직으로 7년간 휴직했던 저자를 다시 교실로 돌아가게 했다. 아이들 덕분에 현장의 문제가 더 가까이 보이고 더 절실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는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배우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교사의 기록이다. 이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통합교육의 현실과 가능성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경험이 워낙 없다 보니, 무엇이 차별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한다고 짚는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그의 딸은 일곱 살이 되던 해 어느 날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한번은 카페에서 빵을 먹다가 가족이 다 같이 쫓겨난 적도 있다. ‘노래를 부르지 말아 달라’가 아니라 아예 “나가 달라”고 부탁했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그냥 나왔다고 한다. 이후 다른 장소에서도 여러 번 비슷한 상황을 만났다.
교육자로서 저자의 지향점은 특수교육이 아니라 통합교육에 있다. 장애 학생을 분리해서 가르치는 특수교육으로는 다양성 존중과 사회 통합이란 궁극적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분리는 교육이 아니라 차별이며, 같은 공간에 있는 비장애 아이들에게도 비교육적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일선 교사인 저자는 이를 위해 단순히 교사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통합교육 교사 연수와 지원 인력 확충, 협력 교수 등 시스템적인 해결책을 제언한다. 아이들이 장애와 상관없이 행복한 교육을 받기 위해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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