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예능, 유튜브 속으로… 가수 이름 ‘1인 방송국’ 인기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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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파트만 라이브로’ 채널 후끈
아이유-성시경, 조회수 수천만회
유명 가수들 1인 방송도 관심 쏠려
기존 방송사들도 새 포맷 선보여

지상파 심야 토크쇼 형식이 주가 되던 음악 예능이 유튜브로 플랫폼을 옮기면서 다채로워졌다. 가수가 히트곡 중 ‘킬링파트’만 부르는 딩고뮤직의 ‘킬링보이스’는 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하는 코너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최근 데뷔 20주년을 맞아 킬링보이스에 출연한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딩고뮤직 유튜브 화면 캡처
“2세대 아이돌은 심장을 울리는 뭔가가 있는 것 같음.”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이달 15일 출연한 유튜브 채널 딩고뮤직의 ‘킬링보이스’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슈퍼주니어는 이 영상에서 2009년 발매한 최대 히트곡 ‘쏘리 쏘리(Sorry, Sorry)’부터 ‘미스터 심플(Mr. Simple)’ ‘로꾸꺼’ ‘미라클(Miracle)’ ‘유(U)’를 거쳐 8일 발매한 정규 12집 타이틀곡 ‘익스프레스 모드(Express Mode)’까지 지난 20년을 아우르는 히트곡 18곡의 하이라이트를 이어 불렀다. 영상의 조회수는 28일까지 328만 회를 기록했다. 시청자들은 댓글로 “25분이 이렇게 짧았나”, “다음엔 1시간짜리로 만들어 달라”, “라이브를 너무 잘해서 놀랐다”는 등의 호평을 남겼다.

● 유튜브로 ‘중심 이동’한 음악 예능

최근 음악 예능의 플랫폼과 포맷이 모두 변화 중이다. 과거엔 토크쇼 중심의 심야 TV 음악 프로그램이 대세였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KBS2), ‘음악예능 라라라’(MBC), ‘김정은의 초콜릿’(SBS) 등 지상파 3사가 모두 이런 형식의 음악 예능을 제작했지만, 지금은 KBS2의 ‘더 시즌즈’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 대신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다양한 음악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가수 아이유가 출연한 킬링보이스 영상은 2021년 3월 업로드 후 조회 수 6998만 회를 기록 중이다. 딩고뮤직 유튜브 화면 캡처
가수 아이유가 출연한 킬링보이스 영상은 2021년 3월 업로드 후 조회 수 6998만 회를 기록 중이다. 딩고뮤직 유튜브 화면 캡처
‘킬링보이스’는 가수가 자신의 히트곡 중 ‘킬링파트’만 부르는 음악 예능이다. 별다른 소품도 없이 마이크만 있지만, 20분 내외 동안 대표곡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 2019년 시작됐는데, 지금은 컴백한 주요 아티스트들이 적잖이 출연한다. 아이유 영상은 누적 6998만 회 조회됐고 성시경(6959만 회), 세븐틴(6421만 회), 마마무(5294만 회), 태연 편(4949만 회)도 인기를 모았다.

최근엔 가수들이 운영하는 1인 음악 예능도 눈에 띈다. 성시경의 ‘부를텐데’, 아이유의 ‘팔레트’ 등은 아티스트 고유의 감각과 음악 세계를 보여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가 손수 진행하다 보니 비중 있는 출연자가 나오는 경우도 잦다. 이무진의 ‘리무진 서비스’는 처음엔 유튜브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가 지상파 정규 편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K팝 아티스트가 해외 유튜브 음악 예능에 나가기도 한다. ‘원테이크 라이브’ 방식으로 가수의 실력을 보여주는 일본 유튜브 채널 ‘더 퍼스트 테이크’엔 에스파 아이브 스트레이키즈 등이 출연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퍼포먼스 위주의 케이팝이 대세가 되면서 차분한 심야 음악 쇼는 줄고, 유튜브에서 훨씬 자유로운 포맷이 등장하고 있다”며 “가수들이 방송 출연 외에도 다양한 경로를 활용해 팬덤과 영향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소셜미디어 예능에선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음악 장르를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어 다양성이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방송사도 새로운 포맷 개발

최근 엠넷 방송의 ‘라이브 와이어’에서 선보인 가수 이찬혁과 밴드 YB의 콜라보 무대. Mnet 제공
최근 엠넷 방송의 ‘라이브 와이어’에서 선보인 가수 이찬혁과 밴드 YB의 콜라보 무대. Mnet 제공
방송사들도 새로운 포맷을 실험 중이다. 지난달 20일 처음 방송된 엠넷 ‘라이브 와이어’는 출연자가 다음 아티스트를 지목하는 릴레이 구조를 도입했다. 아티스트의 ‘팬심’이나 인연에 기반한 무대가 이어지며 예측 불허의 시너지를 만든다. 최근 방송에선 이찬혁의 지목으로 출연한 밴드 YB가 컬래버레이션 무대 ‘파노라마’를 꾸몄다. 연출을 맡은 신유선 PD는 “이런 형식을 통해 ‘스토리텔링 있는 무대’, ‘진정성 있는 대화’로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봤다”며 “아티스트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라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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