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금화 만든 ‘튀르키예 사르디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 동아경제

코멘트

인류 최초 금화 탄생지, ‘황금왕’ 크로이소스의 전설로 유명
고대 리디아 문명 중심지로 역사적 가치 인정 받아

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31일 고대 도시 사르디스(Sardis)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튀르키예의 세계유산이 총 22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인류 최초의 금화를 만든 리디아 왕국의 수도이자, ‘황금왕’ 크로이소스의 흔적이 남았고 성경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소아시아 7대 교회 중 하나인 곳이다.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도 중요한 사르디스는 신화와 역사가 얽힌 독창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6~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사르디스와 빈테페의 리디아 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추가했다. 이 유적은 리디아 왕국의 중심지였던 사르디스와 인근 왕실 무덤이 모인 빈테페(천 개의 언덕) 지역을 포함했다.

크로이소스 시대에 만들어진 리디아의 주화.
크로이소스 시대에 만들어진 리디아의 주화.
리디아 문명은 경제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치다. 기원전 6세기, 리디아인들은 금과 은을 합금으로 한 세계 최초의 동전을 제작하며 ‘화폐’ 개념의 기초를 세웠다. 이 문명의 전성기를 이끈 크로이소스 왕은 막대한 부와 화려한 금화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왕’으로 역사에 남았다.

부의 원천은 사르디스를 흐르는 파크톨로스 강이었다. 이 강은 금과 은이 채취된 곳으로, 리디아의 화폐 주조를 뒷받침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미다스 왕이 모든 것을 금으로 바꾸는 저주를 이 강에서 씻어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사르디스는 신화와 현실이 교차하는 도시로 자리 잡았다.

사르디스는 단순한 경제 중심지가 아니다. 고대 아르테미스 신전, 로마 시대 목욕·체육 복합시설, 고대 유대교 회당 등 다양한 시대의 건축 유산이 공존한다. 요한계시록에 언급된 소아시아 7대 교회 중 하나로,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장소로 꼽힌다. 성경은 사르디스 교회를 ‘겉으로는 살아있으나 속은 죽었다’며 회개의 메시지를 전한 곳으로 기록한다.

사르디스 남서쪽의 빈테페 지역에는 약 119기의 대형 고분이 자리한다. ‘아나톨리아의 피라미드’로 불리는 이 고분군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고대 왕족 묘역 중 하나로, 리디아 문명의 독특한 도시 구조와 장례 문화를 보여준다. 이번 등재는 유네스코 기준인 ‘탁월한 문화 전통의 증거’에 따라 이뤄졌다고 한다.

현재 사르디스 유적은 튀르키예 정부와 국제 고고학자들의 협력으로 보존 및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여름철에는 ‘나이트 뮤지엄’ 프로그램을 통해 야간 개장되며, 전국 27개 고대 유적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을 제공한다는 계힉이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사르디스는 고대 아나톨리아 문명의 다양성과 깊이를 보여주는 역사적 무대이다. 지속 가능한 보존 정책을 통해 세계인의 유산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시간을 걷는 여행지’라는 브랜드를 통해 고대 문명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 개발에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