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학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비교문학협회총회’(2025 ICLA Congress)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세계비교문학협회총회는 세계 30여 개국에서 학계 문학계를 대표하는 석학과 작가 등 1,500여 명이 함께 하는 세계 문학계의 최대 학술행사이다.
‘비교문학과 기술(Comparative Literature and Technology)’이라는 주제로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열린 올해 총회는 문학과 AI 디지털 기술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본격적으로 탐색했다.
김영민 조직위원장은 “20세기에 걸쳐서 탄생한 많은 문학 작품들을 한 개인이 읽어서 정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한 작가, 혹은 한 나라에 국한되어 있는 많은 디지털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종합하고, 모아내는 기술은 AI가 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하는 것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기기 번역(machine translation)”이라며 “AI 기기 번역 (machine translation) 능력이 새로운 신경망 기기 번역(Neural Machine Translation) 영역으로 확장되어 하나의 중심 분야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총회를 공동 주최한 동국대 윤재웅 총장은 기조강연에서 “문학연구와 문학교육 방법에 새로운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앞으로 문학 연구 방향도 AI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의상대사, 만해 한용운, 미당 서정주의 시집을 AI로 되살려서 현대의 독자들과 만나게 하면 작가들은 죽지 않고 불멸의 존재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세계비교문학협회총회’(2025 ICLA Congress) 제공 2008년 노벨문학상 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는 프랑스에서 화상 동시 접속을 통한 특별 강연으로 객석의 호응을 받았다.
그는 “시인은 본인의 자아를 표현하고 내세우기보다 없는 공간에서 새로운 감각을 창출해 내고 상상해 내는 것이 시인의 역할”이라며, “전쟁과 상실, 기억의 주제를 통해 인간 존재의 고통과 회복을 문학적으로 조명해, 문학이 감정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고 밝혔다.
이어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박형지 교수는 ”AI가 교육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느냐는 논의도 계속해야되며, 이 학회도 중요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AI는 모든 삶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학에서는 어떻게 공부하고 어떻게 글을 쓰고, 어떻게 생각을 하고, 어떻게 창의성을 발휘하느냐 등의 모든 것이 AI에 의해서 획기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며 ”그것에 대한 것을 이 학회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생각하고 미래의 방향을 추구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시아 볼드리니 세계비교문학협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한국은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뛰어난 국가로 이번 총회 개최에 적합한 나라“라고 인사했다.
그는 ”한국은 유네스코와 매우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며 ”문학과 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보통 AI와 디지털 문화를 떠올리는데, 한국은 인쇄 기술이 처음으로 개발된 곳으로 문학과 기술에 대한 회의를 개최하기에 적합한 나라“고 전했다.
한편, 세계비교문학협회총회 기구는 30개국 약 6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글로벌 학술 단체이다.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24차 총회는 차기 총회 개최국으로 영국을, 차기 회장으로 인도 이프시타 찬다 교수(ipshita chanda : 하이데라바드 영어 및 외국어 대학교)를 추대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은 K-팝에 이어 ‘K-문학’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총회 개최국으로 이번 총회를 통해 한국문학의 국제적 위상과 세계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무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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