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2025 K 콘텐츠 엑스포가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래디슨 블루 호텔에서 한국 콘텐츠 제조사 캐릭터 링크와 쿠웨이트 애니메이션 제작사 엠비비전(MBVISION) 스튜디오스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왼쪽부터 조태연 캐릭터링크 대표와 마나 갈 아나발리 엠비비전 스튜디오스 대표.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한국 콘텐츠 기업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열린 콘텐츠 수출상담회에서 중동 현지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파트너십에 신중한 중동 기업들이 첫 미팅 이후 협약을 맺은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며 중동 시장에서의 관심과 수요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2025 K 콘텐츠 엑스포 in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원글로벌, 난센스, 썸씽스페셜, 캐릭터링크 등 4개 콘텐츠 업체가 쿠웨이트 애니메이션 제작사 엠비비전(MBVISION) 스튜디오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영상 콘텐츠 제작사 망그로브는 사우디아라비아 제작사 엘리건트 미디어와 MOU를 맺었다.
게임·예능·캐릭터… 영역 넓히는 K 콘텐츠
이번 업무협약은 게임, 예능 포맷, 캐릭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졌다. 방송 프로그램 포맷을 수출하는 손범동 난센스 대표는 “방송이 이뤄진 적 없는 아이디어에도 관심을 보였다”며 “성인들이 미국 아이들을 만나 영어를 배우는 프로그램 포맷을 현지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해외에 이미 수출된 K 콘텐츠를 리메이크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황진우 썸씽스페셜 대표는 “치매를 소재로 한 ‘언포게터블 듀엣’ 프로그램을 리메이크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예상보다 더 큰 관심을 보여 놀랐다”고 했다.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특수영상 분야에서도 협업 제안이 이뤄졌다. 조태연 캐릭터링크 대표는 “아트와 접목된 ‘달리’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앞으로 중동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수영상 장비로 해양 콘텐츠를 촬영하고, 확장현실(XR) 체험 버스를 운영하는 신용수 망그로브 대표는 “XR 체험존을 활용한 콘텐츠를 시도해 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사우디가 콘텐츠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향후 진출 기회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달 24일 2025 K 콘텐츠 엑스포가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래디슨 블루 호텔에서 신용수 망그로브 대표(오른쪽)가 사우디 엘리건트 미디어 관계자들과 만나 업무협약(MIOU)을 맺었다.망그로브 제공
한국 콘텐츠 기업의 진출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설립한 미스크 재단(Misk Foundation)의 자회사 망가 프로덕션의 무디 빈 카미스 마케팅 스페셜리스트는 “애니메이션·웹툰·게임·만화 제작 사업을 함께할 파트너를 찾기 위해 엑스포를 방문했다”며 “일본 회사와 공동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한국 기업과도 협업해 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중국 심천(8월), 튀르키예 이스탄불(9월), 폴란드 바르샤바(11월) 등에서 ‘K 콘텐츠 엑스포’를 추가로 개최할 예정이다. 엄윤상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수출본부장은 “이번 K 콘텐츠 엑스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단순한 에너지 수출국을 넘어, 콘텐츠 산업 교류를 포함한 다변화된 경제 협력을 추진하고 있음을 확인한 계기였다”며 “사우디 정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센터 개소 등 국내 콘텐츠 기업의 중동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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