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함-앤서니 26일 한 무대에
‘힉엣눙크!’ 축제서 선율 선사
서로 영감 주고받으며 성장
“열정적인 한국 관객 만나 영광”
한국에서 처음으로 한 무대에 오르는 바이올리니스트 아델 앤서니(왼쪽)와 길 샤함 부부. 음악과 삶의 단짝인 두 사람은 “함께 연주하는 것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솔로이스츠 제공
“길의 가장 큰 장점은 바이올린으로 노래하게 만드는 독보적 능력이에요.”(아델 앤서니)
“아델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연주한다고 말해요. 그의 연주도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어떤 것이죠.”(길 샤함)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54)이 같은 바이올리니스트인 부인 아델 앤서니(55)와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다. 22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열리는 클래식 축제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서다. 이 부부가 한국에서 한 무대에 오르는 건 처음이다.
샤함과 앤서니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동료 연주가로서 본 서로의 가장 큰 장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서로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앤서니는 “길은 흠잡을 데 없는 기교와 진정한 열정을 결합해 관객 모두에게 그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며 “그의 연주는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도록 제게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섬세하고 풍부한 연주로 청중을 압도해 온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샤함은 그래미상, 프랑스 음반 대상 등 유수 음악상을 휩쓸며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연주자다. 한 해 연주를 200회 가까이 소화할 정도로 바쁘지만, 최우선적 가치를 두는 건 세 자녀를 비롯한 ‘가족’이다. 둘째 아이를 출산할 때는 베를린필과의 협연도 취소하고 부인 곁을 지켰다. 두 사람이 함께 서는 무대가 더 각별한 이유다. 두 사람은 줄리아드음악원에서 처음 만났는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나누며 친구가 됐다”(앤서니)고 한다.
올해 4월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 연주 중인 아델 앤서니와 길 샤함.
세종솔로이스츠 제공부부는 이번 공연에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와 아브네르 도르만의 협주곡 ‘슬퍼할 때와 춤출 때’를 연주한다.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의 짝이 될 만한 곡을 써보자는 도르만의 아이디어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앤서니는 “시대를 초월한 명작과 새 작품을 함께 연주할 완벽한 기회”라며 “분명히 서로 다른 시대이지만 두 곡이 여러 면에서 겹친다. 특히 도르만의 곡은 재즈 등 현대 스타일을 참조하면서도 동시에 고전적 기법을 통합한다”고 했다. 도르만의 신곡은 두 사람에게 헌정됐다. 샤함은 “애도와 축복을 결합한 유대 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신작에 매우 감격했다”고 말했다.
샤함은 “열정적이고 조예 깊은 한국 관객과 음악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고도 했다. 그는 서구 바이올리니스트 중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힌다. 세종솔로이스츠 창립자인 줄리아드음악원·예일대 강효 교수의 제자로 세종솔로이스츠와 다수의 공연 및 음반 작업을 해왔다. 앤서니도 강 교수의 제자로 세종솔로이스츠 창단부터 12년간 리더를 맡았다.
“부부가 함께 연주하는 건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예요. 특히 서울에서 함께 연주하게 돼 매우 설레고 기쁩니다.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과 도르만 곡의 독특한 조합을 저희만큼 즐겨주신다면 좋겠어요.”(앤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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