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브로콜리너마저’ 윤덕원
첫 에세이 ‘열심히 대충…’ 출간
“글쓰기 힘들땐 수제비처럼 툭툭”
‘브로콜리너마저’ 윤덕원은 “몇 살까지 음악하고 싶은가”라고 묻자 “팀으로서 왕성한 창작을 하며 지금 정도의 활동 레벨을 유지하는 건 저희 팀원 평균 50대 초중반까지”라고 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60, 70대까지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미콜론 제공
“창작을 꿈꾼다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도전하면 좋겠어요.”
2005년 결성된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베이스 겸 보컬 윤덕원이 첫 에세이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세미콜론)을 1일 펴냈다.
그는 2일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창작자들은 마지막 마무리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쏟곤 한다. 그 꼼꼼함이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지만 삶의 균형을 해치기도 한다”며 “‘열심히 대충’은 건강하게 오래가기 위한 균형의 태도”라고 설명했다. 20년 넘게 음악 창작 활동을 하며 얻은 그만의 관점인 셈이다.
책에는 에세이 39편과 ‘앵콜요청금지’ ‘졸업’ 등 대표곡 14곡의 가사가 수록됐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전곡을 작사 작곡한 그가 ‘유자차’ ‘축의금’ 등 친숙한 사물에서 공감 가는 가사를 만들어 낸 관찰력과 내공이 담겨 있다.
가령 소진된 상태로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는 창작자의 숙명을 ‘다 쓴 치약 튜브 붙잡고 씨름하기’에 빗댄다. 글쓰기가 힘들 땐 수제비를 떠올려 보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이렇게 저렇게 길게 쓸수록 내용은 더 얄팍해지니,적당히 얇고 보들보들할 때 뚝뚝 떼어버리자는 취지다.
에세이집을 내며 동명의 노래도 만들었다. 출판사 직원들이 코러스로 참여했다. 윤 씨는 “책 작업을 저 혼자 한 게 아니다. 편집자, 출판사 직원분들과 협업했다. 노래에도 팀워크를 담고 싶었다”며 “소박하게 녹음했지만 느낌 좋게 잘 나온 것 같다. 제목과도 잘 맞는다”며 웃었다.
노래에는 “열심히 ‘조금’ 대충 쓰는 사람이 될래요”라는 후렴구가 반복된다. 그는 “대충이라는 말이 주는 부담을 덜고 싶었다. 조바심 내면서 애를 써왔던 사람이 한 번에 대충하기는 어렵다”며 “일단은 ‘조금 대충’ 해보자는 의미로 썼다. 괜히 좀 어려운 목표들도 부드러워지는 것 같고 해볼 만한 게 되는 것 같지 않나”라고 했다.
음악 활동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처음엔 앨범 한 장 한 장이 크게 다가왔지만 지금은 어떻게 오래 창작을 이어갈지를 고민한다”며 “창작물은 나온 뒤에는 ‘나와 상관없다’고 발뺌하는 게 아니라 저의 행보나 삶이 그 창작물을 더 멋있게 만들어 주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창작을 꿈꾸지만 어려워하는 이들이 ‘실제로 창작 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하고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써 볼까’ 하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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