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바뀌겠다” 사이코패스의 말 진심일까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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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낯선 담장 속으로(오해와 편견의 벽에 갇힌 정신질환 범죄자 심리상담 일지)/조은혜 지음/240쪽·1만7400원·책과이음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오랜 기간 끔찍한 흉악범들의 정신 감정을 맡았던 정신과 전문의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사이코패스 같은 극악무도한 정신 이상 흉악범도 나아지려는 본인의 의지와 제대로 된 충분한 치료를 받는다면 치료될 수 있다”고 했다. 솔직히 수긍하기는 어려웠다. 사이코패스가 보여주는 ‘나아지려는 의지’를 정말 믿을 수 있을까?

정신 전문 간호사이자 범죄심리사인 저자가 교도소에서 만난 정신질환 범죄자의 상담 과정과 기록, 그 과정에서 그들이 보여준 모습 등을 담담하게 담았다. 정신질환 범죄자들이 겪은 내면의 깊고 어두운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범죄에 이르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의 말대로 쓰는 내내 상당히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칫 이 책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범죄자를 이해하려 노력할수록,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는 오히려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은 생각에 휩싸였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럼에도 “그들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범죄 예방과 사회 안전으로 나아가는 해법까지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책을 쓴 이유를 밝힌다. ‘환자’이면서 동시에 ‘범죄자’인 이들의 이중 정체성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한다면,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도 많이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흉악범#사이코패스#정신질환 범죄자#범죄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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