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내달 12일 내한 리사이틀
“베토벤-브람스부터 베베른까지
빈 고전-낭만주의 걸작들 준비
韓 관객에 아름다운 소리 선사”
독일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첼로 작품을 발굴하거나 위대한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고 표현할 때 큰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독일 레퍼토리는 제 뿌리와 성장 배경, 독일에서 만났던 스승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왜 그 시대, 그 지역에서 이런 음악이 나왔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선지 더 끌립니다.”
독일 정통 음악의 계보를 잇는 뮌헨 출신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가 다음 달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독일 음악사를 가로지르는 굵직한 대표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쇼트는 ‘세계 오케스트라들의 섭외 1순위’로 불릴 정도로 국제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스타 연주가. 무대 장악력과 정교한 해석을 바탕으로 뉴욕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자주 협연한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18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 응한 쇼트는 “빈 고전주의 걸작에서 낭만적 모더니즘 걸작을 모두 더해 다양한 작곡 스타일의 발전을 보여주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뼈대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과 브람스 ‘첼로 소나타 2번’. 그는 “베토벤은 피아노와 첼로가 동등한 언어를 나누는 균형 잡힌 소나타 형식을 만들어 냈다. 당시로선 혁명적이었다”며 “반면 브람스의 F장조 소나타는 좀 더 교향곡적인 형식으로 오케스트라 색채를 내는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베베른의 세 개의 소품, 슈만 환상 소곡집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쇼트는 “베베른은 응축되고 짧지만 그 안에 누구나 강렬히 느낄 경험을 담고 있다”며 “슈만은 가장 시적인 방식으로 대조를 보여준다”고 했다.
“모든 작품을 좋아하지만 특히 베베른의 음악은 아주 짧은 몇 분 안에 여러 요소와 풍부한 표현이 담겨 있어요. 연주자나 청중 모두에게 굉장한 집중을 요구하죠.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줍니다. 그런 ‘틀을 깨는 경험’은 늘 즐겁습니다.”
쇼트는 2000년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첼로란 악기가 가진 레퍼토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폭넓은 작업을 이어 왔다는 평을 받는다. 첼로만의 매력에 대해 “누구나 어린 시절 악기를 고를 때 특정한 ‘목소리’와 연결되는 순간이 있는데, 내겐 그게 늘 첼로였다”고 떠올렸다.
“바이올린보다 훨씬 육체적인 악기고, 더 어둡고 깊은 음색을 냅니다. 활을 현에 올리는 순간, 특별한 분위기를 조각해낼 수 있어요. 감정을 자유롭게 깊이 담아 연주할 수도 있고요.”
특히 쇼트가 현재 사용하는 첼로는 역사상 최고의 현악기 명장 중 한 명인 마테오 고프릴레르(1659∼1742)의 작품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이 환상적인 악기와 함께할 수 있어 늘 감사하다”며 “한국 관객에게도 이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기대했다.
쇼트는 음악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미술 등에도 조예가 깊다. 프로그램의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음반 해설집은 대부분 직접 집필한다.
“글을 쓰거나, 때론 그림을 그리면서 해석이 더 명확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그림이나 글, 소리 사이엔 수많은 연결고리가 있어요. 다양한 예술 형식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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