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음악감독, 첫 관현악곡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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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일 “채점 받는 초등생처럼 작업”
내일까지 서울시향 연주회서 공개
곡 의뢰 츠베덴 “강렬한 음악 적임자”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왼쪽)의 의뢰로 신작 관현악곡 ‘인페르노’를 발표한 작곡가 정재일.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왼쪽)의 의뢰로 신작 관현악곡 ‘인페르노’를 발표한 작곡가 정재일.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콘텐츠 음악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음악으로 시작해 음악으로 끝내야 하는 관현악곡 작곡을 처음 해봤습니다. 내내 채점 받는 초등학생의 기분으로 작업했습니다.”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곡가 정재일이 처음으로 관현악곡 신곡을 선보인다. 지난해 서울시향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의 의뢰를 받고 작곡한 오케스트라 곡 ‘인페르노(Inferno·지옥)’이다. 24, 2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23일 서울 종로구 더프리마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 서울시향 신작 발표 기자간담회’에 츠베덴 감독과 함께 참석한 그는 “처음으로 풀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악을 만든 것이라 지옥 같은 절망의 나날을 많이 보냈다”며 “리허설 때도 마치 시험 성적표를 받는 기분으로 연주를 들었다”고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1년여의 작업 끝에 완성된 이 곡은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지옥의 풍경을 음악으로 형상화했다. 정재일은 “18분 길이,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음들이 천천히 퇴적되다가 화산처럼 폭발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곡을 의뢰했던 츠베덴 감독은 “흥미롭고 강렬한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음악가를 늘 찾아다녔는데 그가 적임자였다”며 “신곡은 아주 강렬하면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시대에 위안을 줄 음악”이라고 평했다. 정재일은 “여전히 ‘내가 제대로 작품을 만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세계적인 거장이 함부로 말씀할 리가 없다 싶어 안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곡은 한국 초연에 이어 다음 달 27일 서울시향 미국 투어 연주회의 일환으로 뉴욕 카네기홀에서도 연주된다. 서울시향은 멘델스존, 라흐마니노프 등의 작품과 함께 ‘인페르노’를 선보인다. 츠베덴 감독은 “충분히 멘델스존이나 라흐마니노프의 곡과 함께 연주될 만한 곡”이라며 “정재일만의 이야기와 개성이 담긴 독특한 작품에 미국 관객들도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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