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립박물관, 묘만지 소장본 선보여
2016년 도쿄서 마지막 전시뒤 보강-수리
“발원자-제작 연대 등 명확한 중요 작품”
고려 후기 불화의 대표작 중 하나인 ‘미륵하생경변상도(彌勒下生經變相圖·사진)’가 수리를 마치고 일본 교토국립박물관에서 9년 만에 공개됐다.
교토국립박물관은 20일부터 개최한 특별전 ‘송나라와 원나라의 불교 회화’에서 교토 묘만지(妙満寺)가 소장한 미륵하생경변상도를 선보였다. 해당 불화는 현존하는 미륵하생경변상도 3점 중 하나로, 도상이 거의 동일한 교토 지온인(知恩院) 소장본도 전시품에 포함됐다.
미륵하생경변상도는 용화수 아래 미륵불이 중생을 제도(濟度)하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묘만지본은 불교 미술 연구자들 사이에서 ‘교과서’ 같은 작품으로 여겨진다. 고려 충렬왕대인 1294년 왕실 화원인 문한대조 이성(文翰大朝 李晟)이 그려, 다른 미륵하생경변상도 2점보다 시기가 앞선다.
박물관 측은 “화기(畵記)를 통해 제작자와 발원자, 제작 연대 등이 명확히 확인되는 묘만지본은 다른 고려 불화를 검증할 때 기준이 되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며 “14세기 일본 남북조시대 ‘도솔천만다라도’의 색채나 배치, 도상이 이와 유사해 (묘만지본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묘만지본은 미륵정토로 왕생하는 이들을 태운 ‘반야용선(般若龍船)’이 그려져 있는데, 현존하는 반야용선 도상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묘만지본은 2009년 뒤늦게 그 존재가 확인돼 교토박물관 특별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듬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한 차례 전시된 적이 있다. 2016년 도쿄 네즈미술관·신오쿠박물관 전시를 끝으로 작품 수리를 위해 수장고로 들어갔다. 교토박물관 측은 “비단이 떨어져 나간 부분엔 새 비단을 보강하되, 가필이나 덧칠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림에는 에도시대 말기인 1850년 수리했다는 명문이 남아 있어, 그 이전에 일본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묘만지본은 작품 보호를 위해 다음 달 19일까지 전시되며, 이후 11월 16일까지는 지온인본이 관람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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