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움직임, 제(祭)로 되살아난다…‘재활용? 제활용!’ 내달 공연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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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김현우가 이끄는 ‘곰시선’ 공연
내달 3~4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문묘제례악·업사이클링으로 풀어내

ⓒ뉴시스
안무가 김현우가 이끄는 창작 프로젝트 ‘곰시선’의 ‘재활용? 제활용!’이 오는 10월 3~4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소외된 가치들과 기억의 파편을 예술로 되살리는 제의적 퍼포먼스로, 생계, 육아, 사회적 여건 등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던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 잊혀진 전통의 춤사위, 폐기된 무대 소품 등 ‘예술계의 사라진 것들’을 무대 위로 다시 소환하는 작업이다.

김현우는 문화예술계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네 명의 예술인들과 만나 그들의 삶과 움직임을 영상과 오브제로 기록했고, 그 상징물들을 ‘제물’처럼 무대 위에 헌정한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은 잊힌 존재들과 감정이 예술로 되살아나는 의례적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공연은 한국 고유의 제의 형식인 ‘문묘제례악’의 절차(영신례,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송신례)를 창작적 구조로 삼아 7개 장면으로 구성된다. 과거를 기리고, 현재와 연결하며, 새로운 예술적 가치로 환생시키는 형식적 실험이다.

전통 제사의 호흡과 미학은 현대적 무대 언어로 번역돼 삶, 시간, 움직임의 본질을 깊이 탐색하는 퍼포먼스로 확장된다.

‘재활용? 제활용!’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예술과 환경의 연결고리를 실천적으로 구현한다.

공연 제작 전반에 걸쳐 ‘업사이클링’의 창작 방법론이 적용된다. 실제 인터뷰이들이 사용하던 사적인 물건은 무대 소품과 세트로 재탄생하며, 버려진 오브제는 타악기로 변형돼 문묘제례악의 사운드를 구성한다. 의상은 기부받은 자원을 재활용해 새롭게 제작됐다.

이는 일회성으로 소비되고 폐기되는 기존의 공연 제작 방식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예술 제작 방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시도다.

이번 공연은 2025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으로 전통과 현대, 예술과 환경이라는 두 축을 교차시키며 동시대 무대예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무를 맡은 김현우는 일상 속 감각과 사라진 움직임을 무대 언어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공연 주최 측은 “무대 위의 실천은 관객의 인식으로까지 이어지며, 공연 이후에도 기억될 수 있는 가치의 재구성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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