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대첩 요트투어’로 만난 역사적 바다
최신형 카타마란, ‘발리 캣스페이스’ 승선기
흔들림 없는 항해가 주는 안정감… 최신 요트 기종으로 안전도↑
남해안을 대표하는 관광 도시 통영은 바다와 산, 그리고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철 통영은 하늘이 높고 공기가 맑아 바다를 바라보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이번에 찾은 금호리조트 통영마리나는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남해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리조트였다.
전 객실이 바다 전망으로 설계돼 객실 창문을 여는 순간 한산도 앞바다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으며, 리조트가 보유한 다양한 요트 프로그램 덕분에 단순히 머무는 장소를 넘어 남해를 만끽하는 여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요트 투어에 탑승하는 방문객들.이번 여행의 핵심은 리조트가 운영하는 요트 프로그램이다. 금호리조트 통영마리나는 자체 선착장을 보유한 국내 대표 마리나 리조트 중 하나로, 다양한 해상 투어를 직접 출항시킨다. 특히 지난해 도입한 최신형 카타마란 요트 ‘발리 캣스페이스’는 리조트의 새로운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카타마란은 양쪽에 두 개의 선체가 있는 구조로 흔들림이 적다. 실제로 승선해보니 파도가 거칠게 일렁이는 순간에도 균형감이 유지돼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요트 내부는 단순한 이동 수단에 머무르지 않았다. 침실과 라운지, 선베드 공간까지 마련돼 있어 ‘바다 위의 숙소’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짧게는 한 시간 남짓의 해상 관광부터 길게는 중장거리 전세 일정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요트에서 바라본 한산도 앞 바다.
요트에서 바라본 한산도 앞 바다.
요트에서 바라본 한산도 앞 바다.갑판에 서서 한산도 앞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시야를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물결 위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맑은 바람은 도시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자유로움이다.
가장 먼저 체험한 프로그램은 ‘한산대첩 접전지 투어’였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일정은 역사와 여행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코스다. 배가 출발하자 운항을 맡은 조현기 마리나 팀장이 1592년 조선 수군이 승리했던 한산대첩의 배경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배가 천천히 한산도를 향할 때 눈 앞에 펼쳐진 바다는 고요했지만, 당시 수많은 전선이 격돌했던 역사의 현장을 떠올릴 수 있었다.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 진법을 펼쳤을 순간을 상상하게 된다. 주변의 작은 섬들과 파도 소리가 어우러진 풍경은 평화로우면서도 장엄했다. 단순히 관광 명소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조선 수군의 승리가 전해지는 장소를 몸소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어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가족 단위나 역사적 체험을 원하는 여행객들이 이 일정을 선호한다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 전경.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 전경.해가 질 무렵 마주하는 ‘선셋 요트투어’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오후 16시 40분 출항으로, 요트는 점점 붉어지는 하늘 속을 향해 나아갔다. 바다 위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장관이었다. 수평선 가까이 해가 천천히 떨어지며 바다는 금빛 물결로 변했다. 갑판의 선베드에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본 장면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또 다른 특징은 전세 요트 대여 서비스다. 리조트에서는 일정에 맞춰 요트를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단체 모임이나 가족 파티, 낚시 체험은 물론 최근에는 웨딩 프러포즈를 위해 예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바다 위에서 누리는 단독 공간은 다른 여행지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프라이빗함을 제공했다.
금호리조트 통영마리나.금호리조트 통영마리나의 객실은 가족 친화적으로 구성됐다. 2022년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친 후 객실 전반이 깔끔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내부에는 밝고 따뜻한 색감이 적용돼 있어 바다 풍경과 조화를 이룬다. 창을 열면 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저녁 무렵에는 붉게 물드는 노을이 그대로 객실 안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객실은 가족 단위 여행객부터 커플, 개별 여행객까지 모두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구성을 갖췄다.
리조트 내부 시설도 여행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조식 뷔페가 운영되는 한식당 ‘동백’에서는 통영의 제철 해산물과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가을철에는 멍게 무침, 해초 소고기 비빔밥, 갈치구이 등 현지 특색을 담은 메뉴가 인기를 끈다고 한다.
휴식을 원하는 여행객이라면 리조트 내 웰니스 공간을 찾으면 된다. 사우나가 마련돼 있으며 오락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도 다양하다. 노래연습장, 볼링장 등이 운영되고 있어 가족 단위나 단체 여행객들이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다. 대형 연회장과 웨딩홀은 인근 지역 결혼식이나 기업 대관 행사들로 활발하게 운영 중이라고 한다.
리조트 인근의 이순신공원은 필수 방문지로 꼽을 만하다. 커다란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는 중앙 광장, 유아 숲 체험원, 해안 데크길이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은 물론 역사와 자연을 함께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요트 위에서 한산대첩의 현장을 본 뒤 공원에 들르면 여행의 맥락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남해 통영의 가을은 그 자체로 특별하지만, 나라를 지킨 이순신 장군의 해상 전적지를 직접 경험하고 바다 위를 항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함이 더해진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리조트에서 직영으로 요트투어를 운영한다는 점을 신뢰할 수 있었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도 손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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