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추천 ‘고려아연 사외이사’ 법률·정책 쏠림… “엑시트 노리는 사모펀드의 전형” 평가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1월 16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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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이사회 후보 역량 평가’ 전문가 포럼 개최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이사 선임 기준 모색

MBK·영풍 측이 추천한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
MBK·영풍 측이 추천한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 세미나룸에서 ‘고려아연 이사회 후보 역량 매트릭스(BSM) 평가’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영권 안정화는 기업가치 회복과 주주이익 제고 관점에서 중요한 과제다. 고려아연처럼 실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사례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이사회 선임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가 발제를 맡고 강원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와 김광기 ESG경제연구소장,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등이 전문가 패널로 참석해 의견을 공유했다.

박주근 대표는 “최근 국내 기업들의 이사회 구성이 글로벌 기준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 다양성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도 이사회 스킬 매트릭스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며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앞두고 양측 추천 이사 후보들의 역량을 글로벌스탠다드에 맞춰 객관적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조사에서 국내 30대 그룹 사외이사들의 전문성 역량이 법률·정책 분야(30%)에 집중된 추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앞두고 MBK·영풍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진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MBK·영풍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12명 중 절반가량이 법률·정책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기존 이사회보다 편중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박주근 대표는 특성상 고려아연이 강조하는 지속가능경영 핵심이 친환경인데 ESG나 환경 전문가가 사외이사 추천 명단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광기 소장도 MBK·영풍 측 추천 후보를 살펴보면 전직관료와 변호사 등 법률·정책 분야가 과도하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향후 자금 회수(엑시트)를 대비해 법률 전문가 추천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형적인 사모펀드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강원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려아연 주주들이 MBK·영풍 측이 추천한 후보 중 일부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법률·정책 분야 후보들은 모두 제외하는 것이 균형적으로 적절해 보인다고 제시했다.
고려아연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고려아연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반면 고려아연 측 추천 사외이사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광기 소장은 “이사회 전문성 매트릭스에 기반해 재무와 기술, ESG, 위기관리능력 등을 갖춘 인사들로 고른 구성을 보인다”며 “외국인과 여성이 포함된 점도 고무적이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이사회 규모 상한(19명)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강원 교수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규모”라고 언급했다.

집중투표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유효상 소장은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1대 주주와 2대 주주뿐 아니라 소수 주주들이 추천한 후보들도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경영 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강원 교수는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은 단순히 인원수가 아닌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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