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당진 냉연공장 가동 중단 결정
성과급 병합에 갈등…내달 총파업 예고
철강업계 불황…“노조 제시안 수용 어려워”
ⓒ뉴시스
현대제철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장기화로 교섭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노조가 본격적인 파업 등 단체행동에 착수했다. 이달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다음달에는 총파업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오는 21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 당진 냉연공장 가동 중단을 위한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당 시간 동안 협정 근로자를 제외한 노조원 전원이 현장에서 철수하며, 협정 근로자는 설비 보호를 위한 필수 유지업무만 수행한다. 다음날인 22일 오전 7시부터는 노조 간부 전원이 24시간 파업을 이어간다.
노조는 회사가 납득할만한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다음달 11일에는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에서 대규모 총파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해가 넘긴 현재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고 진행 중이다. 특히 사측이 지난 13차 교섭에서 ‘2024년 임금 및 단체교섭 제시안’을 통해 “지난해와 올해 단체교섭 성과급을 병합해 올해 교섭 시 논의하자”는 조건을 전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노조 측은 이 같은 제시안에 대해 사실상 지난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 내에서 계열사 간 줄세우기 등 차별 대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대차·기아의 특별성과급에 준하는 수준의 제시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당진조합 노조원들은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장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제철 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요구안은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이다.
다만 현대제철은 최근 중국발(發) 공급과잉 등으로 제철소 셧다운이 이어지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노조 측의 의견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의 지급할 경우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의 기록적인 불황으로 설비 비(非)가동이 늘어가는 가운데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3년 영업이익 7983억원 대비 60% 급감한 실적이다.
이에 회사는 연초부터 철근 감산을 위해 인천 2철근 공장과 포항 철근 공장을 일부 기간 전면 중단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포항 2공장 폐쇄를 추진했다 노사 협의에서 무산돼 축소 운영을 결정한 바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 양측은 현재 임단협 타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으며, 최종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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