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한방음료, 감기약…유통업체 ‘독감 특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0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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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윤모 씨(36)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끝난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다시 구매했다. 사무실과 출퇴근 지하철에서 기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자신도 독감에 걸릴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윤 씨는 “정부 차원에서 주의를 줬던 코로나 때와 달리 이번 독감은 신경을 상대적으로 덜 쓰는 것 같아 스스로 보호하려 한다”고 말했다.

연초 독감을 포함한 겨울철 감염병이 유행하며 위생용품, 의약품 등 관련 제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한방음료, 커피, 탕 등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따뜻한 제품도 판매량이 늘며 유통업계에 때아닌 ‘독감 특수’가 발생하고 있다.

20일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주(1월 13~17일) 마스크 매출은 전월 동기(지난해 12월 16~20일) 대비 94%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와 GS리테일의 마스크 매출도 각각 85%, 48.3% 증가하며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증가했다. 판매량 역시 오름세다. 위생용품 기업 쌍용C&B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자사 마스크 제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의약품과 한방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주 감기약과 진통제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각각 17.4%, 18.9%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는 녹용, 침향환, 아르기닌 등 면역 관련 상품의 매출이 2배 넘게 올랐다. SSG닷컴에서도 홍삼 등 건강식품 매출이 160% 신장됐다. 이외에 쌍화차, 커피, 탕, 국 등 따뜻한 제품들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보다 이번달 들어 관련 제품 매출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최근의 매출 변화는 감염병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 배경에는 A형 독감을 비롯한 감염병 유행이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의심 환자수는 9주 연속 증가했다. 특히 올해 1월 첫째 주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 환자 수는 99.8명으로 전 주 대비 1.4배 증가하며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6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2주 차(5~11일)도 86.1명으로 전 주 대비 감소했지만 질병청은 “(여전히) 2016년 대비 최고 수준”이라며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독감으로 의약품 매출이 늘며 편의점 업체는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감기약을 비롯해 상비약 품목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2012년 감기약 2종(판콜에이 내복액·판피린티정)을 포함해 총 13종 판매 의약품이 정해진 이래 현재까지 20종이 허용됐다. 일본과 미국의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된 약품 수는 각각 3000여 종과 3만여 종이다. 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감기약이 더 늘어나야 하고 이외에도 화상연고, 지사제 등 사용 빈도가 높고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들도 추가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업체와 정부 당국이 협의해 상비약 리스트를 재검토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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