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희동에서 열린 성과공유회에서 양양 로컬 브랜드 창출팀의 대표 기업인 ㈜라온서피리조트(서피비치)의 박준규 대표와 장인학교 수료생들.
“로컬 창업은 지역 소멸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강원도 양양군에서는 인구 감소 문제를 로컬 창업과 연계해 생활인구 확대를 모색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장인학교 다이브 인 양양(이하 장인학교)’은 체류형 창업교육을 통해 지역 문화와 특성을 기반으로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지역 정착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을 제공했다.
지난 해 12월 28일 서울 연희동에서는 장인학교의 성과공유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로컬 브랜드 창출팀을 이끄는 ㈜라온서피리조트(서피비치)의 박준규 대표와 장인학교 수료생 2인이 참여해 교육 이후 활동 현황을 공유하며, 로컬 창업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들에 대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라온서피리조트의 박준규 대표는 양양을 대표하는 서피비치를 운영하며 매년 연간 200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박준규 대표는 양양에 오는 관광객이 더 많이 지역을 누리고 만족할 수 있는 여행지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양양에 정착해 삶을 꾸릴 수 있는 기반 마련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좋은 자연환경만으로는 지역에 머물러 생계를 꾸리기 어렵다”며 “청년들이 양양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 가장 좋겠지만,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창업 교육과 지원을 받기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부족과 인구 유출로 창업에 도전하는 사업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지역에서 정착하려면, 실질적인 창업 노하우와 현실적인 지원을 제공하며 마중물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싱글핀에일웍스, 하조스테이와 같은 지역 기업들과 함께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공모한 로컬 브랜드 창출 사업에 참여, 하조대 상권을 중심으로 로컬 브랜딩과 신규 창업자 지원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과정은 양양의 생활인구와 지역 자원을 관리해온 로마드 협동조합과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교육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코즈와 교육 기획과 운영을 협력했다.
지난해 장인학교를 통해 교육생이 강원도 현북면 일대 상권 탐방을 진행했다. 교육 참가자들은 11박 12일 동안 양양군 일대를 탐방하며 지역에 정착한 창업가 및 주민들과 교류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로컬 창업은 지역이라는 장소성이 더해지기 때문에 단순히 좋은 아이템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며 “더 좋은 아이템을 찾기 전에 지역의 특징을 깊이 이해하고, 여행객이 가진 로망과 결핍을 먼저 발견하는 것이 오랜 시간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창업의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38일간 진행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37명의 신규 로컬 창업가가 교육을 수료하였다. 이 중 일부는 신규 사업을 론칭하고, 또 일부는 양양에 정착했다.
교육생 박한 씨는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단순한 교육을 넘어서 창업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과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며 “장인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양양에서의 매력을 발견하고 살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생 민수홍 씨는 프로그램 이후 보드 스포츠 매니아를 위한 장비 보관 서비스를 창업했다. 그는 “여행객들의 기대와 니즈를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방향성을 찾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박준규 대표는 올해 장인학교를 운영하며 성공적인 창업 사례를 추가로 발굴하고, 하조대 상권 로컬 브랜딩 프로젝트를 실행 단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그는 “장인학교는 단순히 창업 교육을 넘어 지역 여행 산업 생태계에서 서로 동료가 되는 과정이었다”며 “더 많은 로컬 창업자가 탄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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