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밀당(밀고 당기기)’ 전략에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의 관세 인상 시기를 1개월간 미루기로 하면서 코스피는 급락 하루 만에 반등을 보였다. 일본, 대만 등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날 낙폭을 만회하고 있다.
4일 코스피는 오전 11시 10분 기준 전일 대비 1.81% 오른 2,498.27에 거래 중이다. 장중 최고 2.21% 오르는 등 전날 하락분(―2.52%)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도 2.86% 오르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날 급등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도 전일 대비 6.8원 내린 1460.4원에 거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보류 결정에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미 정부의 관세 인상 정책이 협상용 카드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도감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소셜에 “관세 인상을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다”며 “멕시코가 마약 밀반입과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하기 위해 국경 지대에 1만 명의 군 병력을 즉시 동원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와도 관세 인상 기간을 한 달간 미루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던 국내 기업들도 관세 인상 보류 소식에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기아(2.81%)와 HL만도(3.64%) 등이 강세고, 캐나다에서 양극재 사업을 추진 중인 에코프로비엠(4.54%)도 반등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날 이재용 회장의 2심 무죄 판결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 등 호재에 힘입어 4%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날 폭락했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자취안지수도 각각 1.59%, 0.58%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이 완전히 폐지된 게 아니라는 불안감 때문에 상승 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관세는 더 올라 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트럼프발(發) 변동성 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석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미 증시 등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완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피곤한 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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