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에 전일 대비 24% 상승
1년새 6배로… 삼성전자 시총 추월
공동 창업주, 대선서 트럼프 지원
‘서학개미’ 올해 4200만 달러 순매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미국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의 주가가 하루 만에 24% 상승했다.
4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팔란티어는 전 거래일 대비 23.99% 오른 103.83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2월 5일(17.56달러) 종가와 비교하면 5.9배로 상승했다. 팔란티어의 주가가 100달러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팔란티어의 시가총액도 2365억2700만 달러(약 341조9470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총 315조8015억 원보다 큰 규모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8억275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7억76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전망(0.11달러)보다 높은 0.14달러로 나타났다. 팔란티어는 1000만 달러 이상의 거래 32건을 성사시켰고, 고객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43%나 늘었다고 강조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팔란티어는 올해 연간 37억4100만∼37억5700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6%가량 넘긴 규모다. 영업이익은 15억5100만∼6700만 달러를 전망했다.
팔란티어는 AI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주로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이나 국방부 등과 협력하는 등 주로 ‘음지’에서 활동해 ‘인공지능 방산주’로 일컬어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드론(무인기) AI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도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골리앗(러시아)과 싸우는 다윗(우크라이나)의 돌팔매가 팔란티어”라고 일컫기도 했다. 최근에는 민간 부문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특히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실리콘밸리의 거물’ 피터 틸 페이팔 공동 창업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자금 모금 행사를 주도하는 등 대선 승리에 기여하며 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도 팔란티어에 이미 대거 투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들은 4213만 달러 규모의 팔란티어 주식을 순매수했다. 3일 기준 예탁결제원이 보관 중인 주식 규모만 26억2085만 달러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개별 종목 중에선 7번째로 많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