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미분양 증가 영향
지난달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5채 중 2채는 이전 거래보다 싼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쌓이면서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거래 중 44.9%는 하락 거래로 집계됐다. 하락 거래는 같은 단지 동일 평형에서 이전 실거래가보다 1%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경우를 가리킨다. 하락 거래 비중은 지난해 7월부터 이후 6개월 연속 증가로, 2023년 12월(4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의 하락 거래 비중은 43.6%로, 지방(45.6%)보다 낮았다. 이는 서울의 하락 거래 비중이 36.9%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지방에선 대전의 하락 거래 비중이 49.2%로 가장 높았다. 제주(49.0%)와 부산(47.1%)이 뒤를 이었다.
하락 거래 비중이 오른 건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 규제, 금리 인하 지연, 정치 불안 등의 여파로 매수세가 사그라들고 거래량이 줄면서 집값도 하락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는 2만6670건으로, 최근 5년(2019∼2023년) 평균 거래량(4만3274건)의 61.6% 수준이었다.
미분양도 하락 거래 비중의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지방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말 2만 채를 넘어섰다”며 “매물이 쌓이면 주변 아파트 값을 끌어내려 하락 거래를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