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본사에 설치된 ‘GtoS BIPV(유리와 철판을 사용한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 롯데건설 제공
롯데건설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건축물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화에 대응하기 위해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제로에너지 빌딩 시범 구축에 나서는 등 친환경 건설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또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친환경 탄소 저감 핵심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연구과제에 참여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모르타르에 배합하는 기술, 물 대신 이산화탄소로 굳히는 시멘트를 개발하는 등 지속적인 친환경 연구개발을 이어 나가고 있다.
태양광발전 제로에너지 빌딩 시범 구축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시 잠원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시범 구축하고 롯데케미칼, ㈜엡스코어, 스탠다드에너지 등과 공동 연구를 수행 중이다.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BIPV)’과 여기서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VIB ESS)’의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건물의 외벽에 설치돼 전력 생산과 건축 외장재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며 별도의 공간이 필요 없어 면적이 부족한 도심 건물에서 활용도가 높다. 태양광 모듈 전문 업체인 엡스코어와 태양광 모듈의 내구성을 확보하고 시공 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은 ‘GtoS(유리와 철판 접합) 공법으로 설치됐으며 일반 태양광 모듈인 GtoG(양면 유리 접합) 방식과 달리 전면은 유리, 후면은 철판으로 제작해 무게를 줄였다. 태양광 필름 소재는 수명이 긴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를 사용했다.
롯데건설은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연계된 바나듐 이온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를 배터리 전문 기업 스탠다드에너지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스탠다드에너지가 개발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발화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수명이 길고 높은 충전 효율을 자랑한다.
국내 첫 이산화탄소로 굳히는 시멘트 적용
롯데건설은 국책연구과제인 ‘이산화탄소 반응경화 시멘트 및 건설용 2차 제품 제조기술 개발’에 공동 연구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기술은 미국, 캐나다 등에서 선도적으로 개발됐으며 이번 연구는 국산화를 목표로 진행됐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은 1300도 이상의 높은 온도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제조되며 이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기술은 일반 시멘트 대비 약 200도 낮은 온도로 시멘트 제조가 가능하고 석회석 사용량을 30% 절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 또한 이 기술로 만든 이산화탄소 반응경화 시멘트는 물에 의해 굳는 기존 시멘트와 달리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굳는 친환경 건설 재료로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시멘트에 혼합해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를 활용해 만든 염해방지 코팅제, 보도블록, 벽돌 등 콘크리트 2차 제품은 최대 70%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이 가능하며 일반 콘크리트와 비슷한 수준의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염해 저항성 등 내구성은 더 우수하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 부산 롯데타워 신축 현장에 이 기술로 만든 염해방지 코팅제를 적용했으며 오산 세마 트라움 건설 현장에도 같은 기술로 제작한 보도블록을 시공했다.
탄소 저감 바닥용 모르타르 기술 개발
롯데건설은 지난해 11월 한일시멘트와 함께 ‘CO₂(이산화탄소) 주입 바닥용 모르타르’ 기술을 개발했으며 건설사 최초로 현장에 적용했다. 한일시멘트는 CO₂ 주입 장치와 타설 기술을 개발하고 롯데건설은 요구 성능 및 품질 기준을 수립해 올해 8월 품질 검증을 진행했다.
CO₂ 주입 바닥용 모르타르 기술은 산업 공정에서 발생한 CO₂를 고농도로 포집하고 모르타르 배합 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모르타르 내 밀도가 증가해 강도가 약 5% 상향되며 시멘트량이 3% 줄어 들어 탄소 저감이 가능하다. 1000가구 아파트 적용 시 30년생 소나무 1만1360그루를 심는 효과를 낸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비롯해 탄소 저감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는 현장에 적용 중”이라며 “점차 적용 현장을 확대해 건설 산업의 친환경 기술 선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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