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침체와 비상계엄 여파가 겹쳐 가구의 소비 증가폭이 3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길어지는 내수 침체에 자동차, 가구 등 내구재 소비는 큰 폭으로 뒷걸음질했다.
(통계청 제공)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분기(10~12월)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가구의 월평균 지출은 1년 전보다 2.5% 증가한 391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의식주나 여가 등 소비에 쓴 금액은 290만3000원으로, 이 역시 2.5% 늘었다.
소비지출 증가폭은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1분기(1~3월·1.6%) 이후 가장 작았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0.9% 느는 데 그쳤다. 특히 가격이 비싸고 오래 쓰는 내구재 분야에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구매에 쓴 지출은 1년 새 29.0% 급감했고, 가구나 조명을 사는 데 들인 돈도 21.6% 줄었다. 준내구재인 의류·신발 소비와 주류·담배 등 소비지출도 1년 전보다 감소했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21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3.8% 늘었다. 실질소득 기준으로는 2.2% 올랐다. 다만 소득 하위 20% 가구(1분위)의 경우 전 계층 중에서 유일하게 근로소득이 뒷걸음질했다.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 감소폭(4.3%)도 5년 만에 가장 컸다. 다만 연금이나 복지지출 등 공적이전소득 등이 늘면서 1분위 가구의 전체 소득은 3.0% 늘어난 121만3000원이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 소득은 3.7% 증가한 1119만9000원이었다.
여윳돈 중 얼만큼을 소비하는 데 썼는지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69.0%로 1.1%포인트 낮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번 것보다 덜 썼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사회적 불확실성도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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