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발효식품의 시대가 될 것이다. 제1의 맛은 소금, 제2의 맛은 양념, 제3의 맛은 발효의 맛이다. 세상은 서서히 발효의 시대로 옮아 가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미래 먹거리를 이렇게 예견했다. 이미 지식정보시대를 예견했던 그의 말은 이번에도 현실이 되는 듯하다. 팬데믹을 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발효식품은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소화력 증진, 풍미 향상, 장내 미생물의 항상성 유지 등 여러 건강상 이점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의 김치나 애플사이다비니거(Apple Cider Vinegar, 애사비)와 같은 발효식품의 인기가 이를 증명한다.
SPC 파리바게뜨가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PARAN LABEL)’ 론칭을 알렸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효모를 사용해 만드는 빵도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다. 발효 빵, 특히 자연발효 빵은 비발효 빵보다 건강에 이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대표 베이커리 기업인 SPC그룹도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발효기술 연구개발(R&D) 역량을 단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우선 1세대 기술인 토종효모(SPC-SNU 70-1, 2016년)는 자연에서 직접 발굴해 상용화한 SPC의 최초 제빵용 효모다. 뛰어난 발효 지속성과 담백한 맛을 바탕으로 그룹의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에 연간 1200t 이상 활용되고 있다.
또한 SPC그룹은 서울대, 충북대와 15년간 연구를 통해 토종효모에 특허 유산균을 더해 만든 제빵용 발효종 ‘상미종(2019년)’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발효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통곡물 발효종 개발에도 성공했다. 식품 발효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평가받는 카티 카티나(Kati Katina) 교수가 있는 핀란드 헬싱키 대학과 지난 2020년부터 산학협력을 통해 ‘SPC × 헬싱키 사워도우’와 ‘멀티그레인 사워도우’ 등 2종을 개발했다.
SPC 파리바게뜨가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PARAN LABEL)’ 론칭을 알렸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SPC 파리바게뜨는 프리미엄 브랜드 ‘파란라벨(PARAN LABEL)’ 론칭하면서 건강빵 대중화에도 나선다. 식빵, 베이글 등 대표적인 플레인 빵의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가 2018년 대비 2배 이상 증가(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한 상황에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저속노화(Slow-aging)’ 트렌드가 확산한 점에 주목한 것이다. 실제 인스타그램에서 ‘건강빵’ 관련 게시물은 이달 기준으로 21만60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파란라벨은 독자적인 발효 기술과 엄선된 원료를 기반으로 하며, ‘건강빵의 새로운 기준’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맛과 영양의 최적 밸런스’를 모토로 삼았다. 식감이 거칠고 맛이 떨어진다는 건강빵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 이를 위한 열쇠가 헬싱키 대학과 개발한 통곡물 발효종 2종이었다.
우선 ‘SPC × 헬싱키 사워도우’는 SPC 특허 효모와 유산균의 혼합 발효 공정을 통해 개발했다. 북유럽의 대표 건강 곡물인 통호밀을 주원료로 사용한 점이 밀 기반 발효종인 상미종과의 차별점이다. SPC에 따르면 해당 발효종으로 발효한 빵에선 미네랄 흡수를 방해하는 피틴산(Phytic acid)과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프럭탄(Fructan) 함량이 감소하고, 수용성 식이섬유가 증가했다. 또한 단백질 이용률이 높아지고, 혈당 지수가 낮게 나타났다.
심상민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 부소장이 27일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PARAN LABEL)’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통곡물 발효종 2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다만 빵을 만들 때 통곡물이나 씨앗류를 그대로 사용하면 단단해 기호성이 떨어지고, 분쇄하면 씹히는 식감이 부족하다. 또한 오염에 취약하며, 빠르게 노화되는 문제도 있다. ‘멀티그레인 사워도우’는 소비자 기호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통밀·호밀·귀리·아마씨 등 7가지 통곡물과 씨앗에 특수 발효 공정과 고온·고압 기술을 적용해 맛과 풍미, 식감이 뛰어나면서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파란라벨은 통곡물 발효종 2종을 사용해 만든 노르딕 베이커리 4종과 고단백, 저당, 고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을 강화한 프리미엄 베이커리 제품 9종 등 총 13종을 전국 3400여개 매장을 통해 선보인다. 파란라벨 제품에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각광받고 있는 고대밀 ‘스펠트밀’도 사용됐다.
김연정 파리바게뜨 마케팅본부장이 27일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PARAN LABEL)’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브랜드 론칭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파란라벨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김연정 파리바게뜨 마케팅본부장은 “건강하면 맛이 없을 거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겠다. 최적의 밸런스를 찾았다”며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밥 대신 먹어도 되는 건강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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