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차세대 공정 18A, 엔비디아 일감 확보 기대감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관세 부과 정책 효과로 주목
美기업간 협력 사례 해석도…수주 경쟁 치열할 듯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인텔의 18A 제조 공정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테스트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지난 2021년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이래, 지난해만 116억7800만달러(16조8800억원)의 손실을 올리며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번 테스트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대형 고객사 확보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적 정상화의 중대 고비로 평가받는다.
인텔의 18A는 회사의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으로,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설계에서 본격적인 제조 단계로 전환되는 것을 뜻하는 ‘테이프 아웃(Tape-Out)’을 앞두고 있다.
이 공정은 오는 2026년 양산에 들어가는 TSMC와 삼성전자의 2나노와 경쟁하게 된다.
인텔은 이 공정에 업계 최초의 후면전력 공급 기술 ‘파워비아(PowerVia)’, 리본펫(RibbonFET)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기술 등을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여 경쟁 업체들을 추격 중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인텔에서 반도체 생산을 검토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
미국은 대만, 한국 등에 의존해 오던 반도체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가져오겠다며 수입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대만 TSMC는 미국 내 1000억달러(146조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TSMC의 이번 투자가 관세 부과를 면제받기 위한 결정으로 본다.
앞서 미국의 애플은 앞서 트럼프 1기 때 대중 관세가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정부를 설득해 관세 면제 결정을 받았으며, 최근에도 향후 4년간 5000억달러(714조원)를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이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면 이를 시작으로 미국 내 주요 고객사 확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텔은 이미 18A 공정 고객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 외에도 아마존, 암(arm) 등과도 협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30년까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미국 내 고객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다만 현재로선 테스트가 곧 일감 수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긴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만일 엔비디아 등이 18A 공정을 사용해 칩을 생산하려면 2026년 중반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인텔 파운드리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하는 시각도 있다.
엔비디아 같은 미국 빅테크(기술 대기업)들이 인텔과 테스트에 나선 것은 결국 미국 행정부가 미국 기업 간 설계와 제조를 장려하려는 정책 변화의 일환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인텔이 미국의 반도체 제조 리더십 재건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이번 테스트 자체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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