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은 규제 족쇄에…” 대형마트 넘버2 홈플러스까지 ‘휘청’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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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기업회생 개시…잠재적 자금이슈 선제적 대응 차원
규제·온라인 채널 전환·쿠팡·C커머스 성장 삼각파고에 ‘휘청’
대형마트 업계, 매장 리뉴얼·신선식품 강화 ‘경쟁력 제고’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힌 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2025.03.04 서울=뉴시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힌 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2025.03.04 서울=뉴시스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구매 채널의 온라인 이동, 쿠팡 및 C커머스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급격한 성장 등 ‘삼각 파고’에도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며 영업 실적 개선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관계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의무휴업 등의 규제가 대형마트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위기를 맞자 오프라인 매장들의 성장 동력에 대해 대형마트를 비롯한 시장 전반의 고민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 회생 절차에 대해 개시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기업회생이 사전예방적 차원이라고 강조하면서 홈플러스의 온·오프라인 영업은 전과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하락함에 따라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잠재적 자금이슈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임직원과 노동조합, 주주 모두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대형마트 넘버2’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돌입을 두고 10년이 넘은 대형마트를 향한 규제가 업계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이커머스 플랫폼은 반사이익을 얻어 성장했지만 대형마트 업체들은 규제에 묶여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대형마트는 2012년 전통시장 활성화 등을 이유로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영향으로 월 2회 공휴일 의무 휴업, 영업시간 제한(새벽배송 제한)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소비자 불편과 온라인 시장 활성화 등으로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며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고 있지만, 아직 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반응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10년여 전과 달리 이제 유통 구도는 온라인 대 오프라인으로 완전히 달라졌는데, 여전히 규제는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와 전통시장 편가르기 구도로 돼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돌입을 두고 같은 유통업계 관계자들도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돌입에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규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마트들이 주말 영업을 못하게 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누린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위기를 맞자 현재 대형마트 업계는 매장 리뉴얼과 신선식품 강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2022년부터 식품 특화 매장인 ‘메가 푸드 마켓’을 선보이고 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을 리뉴얼해 생동감 있는 콘텐츠를 더한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의 문을 열기도 했다.

같은 대형마트 업계인 이마트 역시 본업인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점포 리뉴얼과 신규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마곡에 오픈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트레이더스) 마곡점’을 오픈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인천에 ‘트레이더스 인천 구월점’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에 대해 개시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별도 관리인 선임 없이 현 조주연·김광일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이같은 기업회생절차 돌입 배경에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이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28일 ▲이익 창출력 약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 ▲중장기 사업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등을 이유로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렸다.

다만, 회생절차 신청과는 상관없이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 모든 영업은 전과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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