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최근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45조 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에 대해 “미국 내 수요 증가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내 투자에 대한 보조금 축소 움직임을 보인 것과 관련해 대미 투자가 보조금 수령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회장은 대만 총통부(대통령실 격)에서 열린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전혀 두렵지 않다”며 “솔직히 말해 공정성만 있으면 된다. 우리는 경쟁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웨이 회장은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국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미국 상·하원 의회 합동 연설에서 반도체특별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폐지를 촉구하고 나서며 대만 안팎에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웨이 회장은 “우리가 일본에 간 것은 일본 고객 수요가 있기 때문이며, 독일에 간 것은 독일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4년 전 미국에 간 것 역시 미국 수요 때문이었다. 현재도 미국의 수요는 크다. 우리는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많은 분석과 소통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 결정에 따라 TSMC의 미국 투자금은 1650조 원(약 238조 원)으로 늘었다. TSMC는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시 미국에 650억 달러(약 94조 원) 투자를 약속했다. 바이든 정부는 칩스법에 따라 TSMC에 66억 달러(약 9조5000억 원) 상당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FT는 “웨이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 정부에서 약속한 보조금을 유지하겠다는 보장을 받았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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