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원 없는 1인 자영업자 1년새 4만4000명 폐업…6년만에 감소
자영업자 43% “3년내 폐업 고려”…KDI “민간소비 더 위축될 수도”
서울 시내 한 식당가에 폐업한 가게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2.25.뉴스1
지난해 국내 자영업자가 3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폐업을 선언한 ‘나 홀로 사장님’이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도 국내외 정치·경제 불확실성으로 소비 여건이 크게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아 자영업자 감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는 565만 7000명으로 전년 대비 0.6%(3만 2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가 감소한 것은 2021년(551만 3000명) 이후 3년 만이다.
자영업자 감소는 주로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3만 2000명으로 전년(142만 명)보다 1만 2000명 늘어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2만 5000명으로 전년(426만 9000명) 대비 4만 4000명 줄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18년(165만 1000명) 이후 5년간 증가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증가세가 꺾였다.
자영업자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09만 1000명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감소는 내수 침체 장기화에 따른 매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391만 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 1분기(1.6%)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로, 내수 부진을 반영한 결과다. 또한,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도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의 매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6.2%가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평균 감소폭은 12.8%였으며, 순이익이 줄었다는 응답도 72.0%에 달했다.
매출 감소로 인해 빚을 진 자영업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5만 8956명의 금융기관 대출 총액은 1122조 7919억 원에 달했다. 그중 3개월 이상 연체 사업자는 15만 5060명으로 전년보다 4만 204명 늘었다. 연체된 부채 규모는 30조 7248억 원으로, 전년보다 7조 804억 원 증가했다.
올해도 자영업자들의 경영 상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을 기존 1.8%에서 1.6%로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자영업자의 61.2%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순이익 감소를 전망한 자영업자는 62.2%에 달했다. 이들 중 43.6%는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매출 감소에서 비롯됐다”며 “과거에는 이자 감면이나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지원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매출을 늘릴 수 있도록 소비 바우처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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