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월 거래 51% 월세… 강남권 집중
연초 전세 줄고 대출 어려워진 탓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 사태 이후 나타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비(非)아파트뿐만 아니라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10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 2월 계약을 맺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는 총 3만2435건이었다. 이 가운데 월세 거래는 1만6570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51.1%로 집계됐다. 전세 거래량은 1만5865건(48.9%)이었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웃돈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 전체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1.7%였다. 전세 사기 피해가 집중된 비아파트와 달리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전세 사기 피해 우려가 적다고 여겨진 탓에 전세 찾는 수요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군 수요가 움직이는 연초 전세 매물이 줄고 전세 대출도 전보다 까다로워지자,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25개 가운데 월세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로 1567건이었다. 이어 강남구(1234건), 서초구(1098건), 강동구(987건) 순으로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4구’에 월세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관계자는 “기존 강남권 고가 아파트 월세 수요에 신학기를 앞두고 ‘학군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강남권에서 월세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10건 중 8건(79.9%)은 월세가 50만 원 이하였다. 월세 통계에는 보증금이 많은 대신 월세는 소액인 ‘보증부월세’ 거래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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