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올리려면 예금에도 70% 투자한도 둬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손수진 미래에셋 ETF 연금 마케팅 부문 대표

손수진 미래에셋 ETF 연금 마케팅 부문 대표는 퇴직연금 2.0시대의 가장 큰 특징으로 “과거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또 초고령사회라는 조건에서는 예금이야말로 ‘위험자산’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금 2.0시대에 가장 변해야 할 부분은….

“한국의 퇴직연금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원리금 보장성 상품에 대한 쏠림을 해소해야 합니다. 적립금의 87.2%가 원리금보장형에 들어가 있어요. 연금 1.0시대에 투자상품 비중에 70% 한도를 둔 것처럼 2.0시대에는 예금성 상품에도 70% 투자 한도를 둬서 수익률을 제고하는 장치로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금에 한도를 둔다면 나머지 30%는 강제로 공격적 상품에 투자하게 한다는 건가요.

“2023년 기준 투자수익률은 원리금 보장형이 4.08%, 실적 배당형은 13.27%였습니다. 리스크를 취해야 수익률은 올라갑니다. ‘방치형 투자자’라도 계좌의 30%는 적극적 상품에 투자해 그 성과의 차이를 체험한다면 점차 수익률을 중시하는 포트폴리오로 바뀌지 않을까요.”

―업계 숙원이던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2023년 도입됐지만 성과는 미흡해 보입니다.

“선택지 중에 ‘저위험’ 자산인 예금이 포함되면서 85%가 예금에 쏠려 버렸습니다. 10년 후 퇴직연금 시장은 약 100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와 같은 구조라면 10년 뒤에는 퇴직연금에 쌓인 정기예금이 800조 원이 된다는 건데, 이 돈이 인플레이션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이런 사회는 이미 고령화, 저성장, 저금리의 순환적 덫에 빠져 자산도 늙어버린 사회인 거죠.”

―자기주도형 투자자와 방치형 투자자의 수익률이 양극화돼 있다는 지적입니다.

“투자 성향의 차이를 억지로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적극적 투자자는 ETF 투자와 TDF를 병행하고 방치형 투자자는 TDF를 선택해 나름의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퇴직 시기에 맞춰 상품이 구성된 선택지들이 많이 준비돼 있습니다.”

―정부가 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고 중도인출을 더 까다롭게 한다거나 디폴트옵션의 ‘고위험’ 표현을 바꾸는 등 손질을 한다고 합니다.

“‘고위험’ 표현을 ‘수익형’으로 바꾸는 것은 필요한 조치라고 봅니다. 영어의 ‘risk’는 ‘danger’와는 다르죠. 위험보다는 ‘도전’에 가깝습니다. 퇴직연금 관련 제도는 지난 20년간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발전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보완해 나가야 하겠지요.”

#퇴직연금 2.0시대#초고령사회#위험자산#사전지정운용제도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