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가구가 의식주를 해결하고 이자 등을 낸 뒤 손에 남는 돈이 70만 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만의 최저치로 소비 심리 위축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소득 상위 40~60%에 해당하는 3분위 가구의 흑자액은 월평균 65만8000원으로 70만 원을 밑돌았다. 3분위 가구의 흑자액이 월평균 70만 원도 안 된 건 2019년 4분기(65만3000원) 이후 모든 분기를 통틀어 처음이다. 흑자액은 가구의 소득에서 소비지출(의식주 비용 등)과 비소비지출(이자, 세금 등)을 빼고 남은 돈으로, 가계 여윳돈을 보여주는 지표다.
3분위 가구의 흑자액은 4년 전인 2021년 3분기(7~9월·94만1000원)만 해도 90만 원을 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 등이 겹치면서 이후 가파른 내리막을 걷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그늘이 짙어진 지난해부터는 흑자액이 내리 줄고 감소폭 역시 점점 커지는 추세다.
중산층에 해당하는 3분위 가구의 여윳돈이 점점 줄고 있는 건 특히 부동산과 교육비 관련 비용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3분위 가구 비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12.8% 늘어난 77만7000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감소폭 역시 역대 가장 컸다. 부동산 구입에 따른 취등록세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자비용 역시 1.2% 늘어난 10만8000원이었다.
교육비 지출은 13.2% 뛴 14만5000원이었다. 3분위 가구의 교육비 지출 증가 폭은 전체 가구 평균치(0.4%)를 크게 웃돌았다.
경제의 허리계층을 담당하는 중산층 가구의 여윳돈이 쪼그라들면 소비가 얼어붙어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앞서 17일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19 이후 중산층 가구 등(2·3분위)의 실질 소비가 전보다 부진해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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