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접시의 갈비가 품은 60년 역사가 부산 해운대에서 오늘도 이어진다. 1964년 고(故) 윤석호 회장이 동래구 ‘온천장’에서 익힌 요리 솜씨로 시작한 ‘해운대암소갈비집’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부산의 살아 있는 유산이 됐다.
갈비 하나에 모든 정성을 담은 윤 회장은 전통적인 수원갈비와는 차별화된 길을 선택했다. 그가 혁신적으로 개발한 다이아몬드 커팅 손질법은 양념이 고기 깊숙이 스며드는 비법이 됐다. 창업 당시 사용하던 불판과 화로는 아직도 손님상에 오르고 있다. 지금도 많은 이가 찾는 감자사리면 역시 윤 회장의 창의적 열정이 빚어낸 작품이다.
“우리는 일반 고깃집과는 다르다”는 3대 경영자 윤주성 대표의 말에는 자부심이 묻어난다. 지난해 7월 해운대암소갈비집은 오랜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리뉴얼을 단행했다. 프라이빗 룸에서 고객 대기 공간, 넓은 테이블까지 더 쾌적한 환경으로 손님을 맞이하게 됐다.
맛의 영토는 매장을 넘어 가정으로까지 확장됐다. “알고도 못 오는 손님과 아예 모르고 안 오는 손님은 다르다.” 윤 대표의 이 통찰은 간편식 시장 진출의 시작점이 됐다. 프레시지와의 5년 협업은 누적 매출 400억 원이라는 괄목할 성과로 이어졌고 ‘양념갈비’와 ‘한우소불고기전골’은 프레시지 전체 판매량 3, 4위에 오르는 큰 성장을 이뤘다.
처음에는 ‘60년 전통의 레시피를 공개하고 품질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수개월의 고심 끝에 시작된 맛집 IP 사업은 코로나 시대에 소비자와 해운대암소갈비집을 잇는 새로운 다리가 됐다.
맛의 여정은 국경을 넘어 대양을 건넜다. 윤 대표의 리더십 아래 뉴욕에 문을 연 ‘윤해운대갈비 뉴욕점’은 7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한국 식문화의 자부심을 세계에 알렸다.
“매출보다 값진 것은 부산, 뉴욕, 강남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쁨”이라는 윤 대표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된다. 부산 본점 뒤편의 창업주 생가는 곧 해운대암소갈비집의 헤리티지를 담은 특별한 카페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단순한 카페를 넘어 부산 지역 업체들의 제품을 소개하는 상생의 공간이 될 것이다.
윤 대표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특별한 날이면 맥도날드를 찾곤 했던 기억이 있다”며 “해운대암소갈비집도 많은 이의 특별한 기억 속에 자리 잡길 바란다”고 미래의 꿈을 밝혔다. 해운대암소갈비집은 뉴욕에 이어 일본 도쿄 긴자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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