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업화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왼쪽에서 여섯째)과 민병주 원장(왼쪽에서 다섯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
연구개발 성과를 실제 경제적인 성과로 빠르게 전환시키는 기술 이전 사업화의 중요성이 점점 증대되는 추세다. 2018년 5월 창업한 미국 오픈AI가 인공지능(AI) 기반의 대화형 검색 서비스인 챗GPT 초기 버전을 발표하기까지 4년 넘게 걸렸지만 차기 버전이 출시되는 간격은 점점 짧아지는 데서 알 수 있듯 최근 기술 개발 경쟁은 사실상 빠른 상용화, 즉 기술 사업화 속도 경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조기 사업화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필요성도 함께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원장 민병주, 이하 KIAT)은 AI, 반도체, 이차전지 등 주요 첨단전략산업의 사업화를 통해 기업의 신성장 동력 확보와 경제 활력 제고 등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나선다.
우선 첨단산업 분야에 기술 사업화 자금이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투융자 지원 규모를 늘린다. 첨단전략산업 분야 우수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 총 500억 원 규모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스케일업 펀드와 150억 원 규모의 공공기술 창업펀드를 신규로 조성한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융자 사업 지원 규모는 올해 1000억 원이었으나 이를 상회해 1200억 원 규모로 시행된다. KIAT는 향후 3년간 최소 62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벤처캐피털을 통한 민간 투자를 유치한 과제에 한해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는 스케일업 기술 사업화 프로그램은 올해 125억 원 규모로 운영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첨단 반도체 양산 연계형 미니팹(성능평가시설) 구축 사업이 주목된다. 이 사업은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수요 기업과 연계해 기술개발과 성능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용인 클러스터에 장비 도입 등 실험장(테스트베드)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올해 본격적으로 첫발을 뗀다.
반도체 특성화 대학은 기존 17곳에 더해 올해 2곳을 반도체설계 특화 학교로 신규 지정한다. 반도체 강국인 네덜란드 에인트호벤공대, ASML과 연계해 해외 단기 교육(1주) 기회를 제공하는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운영하는데 올해는 수혜 대상이 석박사 학생 외에 재직자, 구직자로도 확대될 방침이다.
AI 분야에서는 자율제조 실험실, AI 기반의 로봇용 소프트웨어 안전성 평가 시설 구축에 나선다. 각각 1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AI 분야의 선제적 규제 개선을 위해 AI 활용 합성 데이터,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상으로 기획형 규제 샌드박스가 추진된다.
이 밖에 AI가 학습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가공, 이른바 데이터 전(前)처리에 필요한 기술개발 사업,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서 신소재 개발이나 부품 실험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가상 공학 플랫폼의 활용 확산도 추진한다.
독일 프라운호퍼 글로벌 산업기술협력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민병주 원장(왼쪽)이 현판을 전달하고 있다.첨단전략산업 분야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해외 연구기관과 국제공동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은 올해 8개 과제를 신규로 선정한다. KIAT는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국제공동연구를 지원하는 실무 채널로 미국과 유럽 연구기관 6곳에 글로벌 산업기술협력 센터를 구축했다.
앞으로 국내외 연구기관과 연구자를 연결하거나 기술 협력 수요를 발굴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음 달까지 센터 두 곳을 추가 선정해 해외 현지에서 기업들의 국제 협력을 지원하는 창구를 늘려가기로 했다.
KIAT는 기술 사업화 기반 조성에 전사적 역량을 쏟기 위해 지난 1월에는 기술사업화단을 기관장 직속 조직으로 개편한 바 있다. 민병주 KIAT 원장은 “미중 기술 전쟁, 트럼프 행정부 관세 부과 등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수출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며 “혁신 기술에 대한 투융자 지원,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재 양성과 인프라 마련, 규제 정비 등을 통해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첨단산업·신산업 분야의 사업화가 가속화할 수 있도록 빠짐없이 챙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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