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채널A ‘제41회 동아모닝포럼’
“금융은 내수산업이라는 공식 깨고… 고령 인구 낮은 국가로 진출 필요”
“가계 자산서 부동산 비중 72% 달해… 부동산 유동화 솔루션 등 고민해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1회 동아 모닝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초고령사회 변화에 맞춰 “금융도 스스로를 재정비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미국, 일본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시니어 금융이 노후 생활 자체를 맡기는 토털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동아일보와 채널A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초고령사회, 진화하는 금융 서비스’를 주제로 제41회 동아 모닝포럼을 열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돌파하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포럼에선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법정 정년(60세)에 진입하는 등 초고령사회가 금융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공유됐다. 이날 포럼에서 축사를 맡은 김 부위원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금융이 대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금융을 고도화하는 기회를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인구구조 속에서 미래 금융이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초고령사회, 금융=내수산업은 끝났다”
주제발표를 맡은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오른쪽 사진)은 “초고령사회의 금융산업에선 개인자산관리, 신탁, 연금, 의료, 요양, 상속 등 비금융 연계 서비스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맞은 일본은 현금, 예금 등 고령층의 안전자산 선호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한국 금융도 자금 수요 축소에 대비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날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서 위원은 인구구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 고령층은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에 금융산업이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 위원은 “한국도 (일본처럼) 안전자산을 취하고 위험자산을 점점 버리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2035년쯤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많이 빠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은 자금 수요 축소에 대비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며 “개인자산관리, 신탁, 연금뿐만 아니라 의료, 요양, 상속 등 고령층의 니즈에 따라 금융과 비금융 간의 연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산업이 인도네시아 등 고령 인구가 더 낮은 국가로 진출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 위원은 “앞으로 금융은 내수산업이라는 공식을 깨야 한다”며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 “현 50대 가장 부유… 맞춤형 서비스 필요”
이은정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본부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시니어 전략·사례 발표를 통해 시니어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 본부장은 “2500만 명 손님 중에서 50세 이상 손님의 비중은 40%를 넘고, VIP 손님 중 50세 이상 손님 비중이 77%가 됐다”며 “역사적으로 보면 지금의 50대가 가장 부유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시니어는 가족에 집중했다면 ‘뉴시니어’는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위한 선택적 소비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사가 고령층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양화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10월에 개설된 시니어 자산관리 센터인 ‘하나더넥스트’ 을지로 라운지에 대해 “뉴시니어를 위한 음악감상, 노트북들도 비치했다”고 언급했다. 또 “뉴시니어가 가진 3가지 불안은 돈, 건강, 외로움”이라며 “재무 컨설팅뿐 아니라 건강 상품, 취미 등과 관련된 정보도 드리려 한다”고도 말했다.
상속·증여 관련 신탁 상품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점도 눈에 띈다.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이 평균적으로 72%에 달한다. 부동산 유동화에 대한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다”며 “부동산 관리신탁이나 부동산 처분신탁 서비스를 제공해 고령층의 종합 자산관리를 돕고 있다”고 했다. 은행에 수십억 원을 예치하고 있어도 인지저하가 일어나면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본인이 치매에 걸리면 지급청구대리인을 미리 지정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 본부장은 “후견인 지정도 요즘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식 법무법인 화우 전무는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설명에 나섰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신탁 계약을 통해 사망 후 자산이 정해진 사람에게 자동으로 이전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배 전무는 “원하는 속도대로 상속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데 유언장을 남겨도 현실에서는 집행이 어렵다” “유언대용신탁을 하면 바로 즉시 집행되기 때문에 초고령사회 일본에서도 신탁이 굉장히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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