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에 소비 위축, 음식-숙박업 3년만에 최대폭 감소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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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생산-투자-소비 반등했지만
숙박-음식점업 1년째 매달 감소
여행-외식 줄여, 침체 장기화 우려

서울 시내 한 식당가에 폐업한 가게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 한 식당가에 폐업한 가게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올해 2월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월 전(全)산업 생산과 투자, 소비 등은 설 명절 기저효과 등으로 ‘트리플 반등’에 성공했지만 소비자들이 여행과 외식을 대폭 줄이는 등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내수 침체는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과 투자, 소비는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전산업생산지수는 111.7(2020년 100 기준)로 전달 대비 0.6% 올랐다. 지난해 12월 1.8% 증가했던 수치가 올해 1월 3.0% 감소했다가 곧바로 반등한 것이다. 광공업(1.0%)과 서비스업(0.5%)이 동반 상승하며 회복 흐름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추락하며 불황이 길어지던 건설업 생산 역시 1.5% 늘면서 감소세를 끊었다.

2월 생산·투자·소비지수가 일제히 반등했지만 이는 1월 지표가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게다가 자영업자 경기와 밀접한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3.0% 줄면서 2022년 2월(―8.1%)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관련 지수는 지난해 2월 이후 매달 감소 중이고, 최근 넉 달은 그 폭도 커지고 있다. 탄핵 정국 장기화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외식이나 여행에 지갑을 닫고 있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른 설 명절 등의 영향으로) 연초 월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4월부터 시작되는 미국발(發) 상호관세 부과 등의 리스크도 큰 만큼 생산·투자·소비지수 반등이 긍정적인 신호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일 낮추고 있다. 이날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5%로 0.7%포인트 내렸다. 수출 둔화세와 내수 부진을 하향 조정의 이유로 꼽았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0.6%포인트 낮췄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도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각각 1.2%, 1.3%로 조정했고,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와 HSBC도 1.4%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영국 민간 연구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0.9%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들 기관은 4월 본격화되는 미국의 관세 전쟁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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