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수장들, 세부 방안 제시
“개인, 구입자금 10%만 내고
주금公과 소유권 공동소유”
금융 당국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이들을 위한 대안으로 주택금융공사가 주택 지분을 나눠 갖는 ‘지분형 모기지’에 대한 세부안을 내놨다.
3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부동산 정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비판이 부모에게 받을 게 있는 사람만 집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라면서 “솔루션으로 주금공에서 지분을 공동으로 사서 취득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집값이 100이라면 개인이 본인 자본으로 10, 은행에서 40의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하고, 나머지 50을 주금공이 대고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소유권을 나누는 대신에 지분 일부만 매입하기 때문에 주택 마련의 진입장벽이 내려가게 된다.
김 위원장은 “가격이 올라 집을 팔면 취득자와 주금공이 수익을 반반으로 나눠 가질 수도 있고, 취득자가 중간에 소득이 생기면 추가 지분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금공 지분을 후순위로 만들어 집값이 내려가더라도 그 부담을 주금공이 떠안게 해 취득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설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참여했다. 이 총재는 “전세 사는 지인이 ‘집에 내 마음대로 못 하나 못 박는다’고 이야기하는데 지분형 모기지 제도가 도입되면 못을 박을 수 있게 된다”라면서 “정부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역세권의 좋은 위치에 시범 사업을 진행해 성공 사례를 만들면 좋을 것으로 기대되며, 은행권도 주금공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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